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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46. 독일 ICE 기차의 유아동 서비스

독일철도청의 초고속열차 ICE의 유아동 서비스만 따로 정리합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할 때 참고해주세요.


승차권

5세 미만은 완전히 무료이며, 티켓이 전혀 필요하지 않습니다. 5~14세는 부모(또는 조부모)와 함께 여행하는 동안 무료입니다. 단, 그냥 데리고 타면 되는 게 아니라 부모가 표를 구입할 때 동반 자녀를 티켓에 기재해야 하며, 가족관계를 입증할 서류(영문 또는 독문)를 지참해야 합니다. 온라인이나 모바일 기준으로 설명드리면, 티켓 구입할 때 탑승자를 먼저 선택하게 되어 있는데, 탑승자 3인으로 선택한 뒤 어른/어른/5~14세아동/ 식으로 각각의 탑승자를 지정하고 구입하면 됩니다. (나이는 모두 탑승일 기준으로 만 나이입니다.)


좌석예약

아이를 데리고 탑승할 때 좌석예약이 필수는 아닙니다. 독일철도청 기본 정책 그대로, 빈 좌석이 있으면 앉고 없으면 서서 갑니다. 그런데 아이들이 서서 가는 건 적절하지 않죠. 따라서 자녀를 데리고 여행할 때에는 좌석예약을 강력히 권장하며, 가족예약(Family reservation)을 선택하면 일행 모두 함께 묶인 좌석으로 지정됩니다.


아동 전용칸

또한 좌석예약 시 Family cabin, Parent-and-children Compartment 등의 옵션이 보일 텐데요. Family cabin은 객차 구역 하나를 통채로 가족전용으로 꾸민 것이고, Parent-and-children Compartment는 아이와 여행하기 좋게 꾸며놓은 별실입니다. 전자는 14세 이하, 후자는 5세 이하의 자녀에게 우선권이 주어집니다. 즉, 5세 이상의 자녀를 데리고 여행할 때 별실로 예약하고 싶어도 우선순위가 밀릴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면 이러한 전용칸은 뭐가 다른고 하니, Family cabin은 유모차를 놓을 수 있는 공간이 충분히 비워져 있고요. 열차에 따라(주로 최신형) 객차 내에 미끄럼틀 같은 간단한 놀이시설이 있기도 합니다. 또한 자녀의 음식을 데워먹을 수 있는 전기포트(소켓이라고 표현)도 설치되어 있다고 합니다. Parent-and-children Compartment는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만화 그림 등으로 장식해놓았고, 열차에 따라(주로 최신형) 아예 아이를 바닥에 풀어놓고 놀게 할 수 있는 볼풀 등의 시설이 갖추어져 있기도 합니다. 둘 다 열차 입구와 화장실 근처에 있어서 아이 데리고 화장실 다녀오기도 불편하지 않고, 출입문에 잠금장치가 있어서 아이가 마음대로 열고 나가지 못하게 설정이 가능하다고 합니다.


이러한 전용칸도 예약되지 않은 빈 공간은 좌석예약 없이 이용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공간이 한정되어 있고 독일인이 워낙 기차 이용을 즐기는 사람들이라 예약하지 않으면 현실적으로 이용이 쉽지는 않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단, 기차는 수많은 사람이 수시로 타고 내립니다. 도중에 일일이 청소를 하기 어렵습니다. 아이들이 탄 곳이니 음식을 흘리는 등 지저분하게 만들 일이 종종 있겠죠. 내가 자녀를 데리고 기차에 탔는데 더러운 상태이어서 당황할 수 있습니다. 독일철도청에서는 아이들을 데리고 탈 때, 특히 바닥에 풀어놓을 거라면 담요를 깔고 이용하라고 권고합니다. 혹 더러워져 있으면 담요를 깔고 그 위에 아이를 풀어놓으세요. 버려도 되는 담요 하나 챙겨가는 게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장난감 제공

14세 이하 아이를 데리고 여행할 때 차장에게 요청하면 작은 티켓(쿠폰)을 줄 것입니다. 이걸 가지고 식당칸에 가서 제시하면 "서프라이즈"가 있다고 적혀있는데, 아마 젤리 같은 간식거리를 공짜로 줄 겁니다. 또한 색칠공부책, 그림책, 기차 장난감 등 아이들이 이동 중 가지고 놀 수 있는 것들도 무료로 제공합니다. Family cabin과 Parent-and-children Compartment 모두 좌석에 아이들이 사용하기에 적당한 테이블이 있습니다.


놀이사 탑승

주말과 공휴일에는 일부 ICE 열차에 놀이사가 탑승합니다. 아이들 얼굴에 페이스페인팅도 해주고, 그림도 그려줍니다. 물론 이 서비스는 독일어로만 제공되므로 한국 아이들이 온전히 즐기기에는 무리가 있으나 페이스페인팅 등 가볍게 놀 수 있는 건 아이들도 좋아할 거라 생각합니다.


유아용 칸막이

아직 제가 직접 본 게 아니라서 정확히 어떻게 생겼는지는 모르겠지만, 식당칸에 요청하면 유아용 칸막이를 제공한다고 합니다. 3세까지만 사용할 수 있습니다. 미루어 짐작하건대, 스스로 몸을 가누기 어려운 영아는 부모가 계속 안고 갈 수 없으니까 안전하게 내려놓을 수 있는 배시넷 또는 카시트 같은 개념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아이 혼자 여행하려면?

우리 같은 여행자에게 해당되지는 않겠지만, 독일에서는 보호자 없이 아이만 기차 타고 이동할 일이 있을 수도 있겠죠. 기차역마다 반홉스미시온(Bahnhofsmission)이라는 이름의 봉사단체가 있는데요. 주말 및 휴일에는 편도 30~35유로를 내면 단체에 소속된 봉사자가 아이를 데리고 목적지까지 데려다주는 서비스가 있다고 합니다. 성인 2명이 1조로 한 번에 최대 10명까지 아이를 데리고 이동할 수 있다고 하네요. 출발역의 반홉스미시온 사무실까지 아이를 데리고 가면, 거기서부터 도착역의 반홉스미시온 사무실까지 책임진다고 합니다. 그리고 출발지에서 미리 지정해둔 보호자에게 인계한다고 하네요.


아무래도 어린 자녀를 데리고 여행할 때에는 렌터카 이용이 편하기는 할 겁니다. 그러나 운전에 자신이 없거나 기타 사유로 렌터카 이용이 원활하지 않은 사람도 많죠. 독일은 기차가 이동수단의 표준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아이와 함께 여행할 수 있는 수많은 옵션을 준비해두고 있으니 충분히 즐겁게 아이와 독일을 제대로 경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