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음식 - ① 빵
빵(Brot)
독일의 주식은 (다른 서양국가 대부분이 그러하듯) 빵이다. 주식이기에 너무도 흔하고 당연한 것이라 우리가 독일의 음식을 논할 때 그냥 간과하는 경우가 많지만(한국 음식을 논할 때 밥은 간과하는 것과 마찬가지), 아마 독일여행 중 가장 많이 먹게 될 것은 빵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그런데 독일의 빵은 우리가 평소에 보아오던 빵과는 많이 다르다. 우리가 흔히 접하는 빵이 "쌀밥"이라면, 독일의 빵은 "잡곡밥"과 같다고 이해하면 될 듯싶다. 독일에서는 빵을 만들 때 버터를 사용하지 않고, 밀가루보다는 통밀, 호밀, 오트 등을 사용하여 만든다. 그래서 색깔도 검은 편이며, 무엇보다 상당히 딱딱한 편이다. 아울러, 사람마다 입맛이 다르겠지만 대체적인 평가는 "맛이 없다"는 쪽에 가까운 것도 사실이지만, 그렇기 때문에 건강에는 훨씬 좋다.
빵이 주식이기에 당연히 빵을 파는 곳은 어디서든 쉽게 찾을 수 있다. 기차역에서도, 길거리에서도 쉽게 구입할 수 있으므로 허기를 달래기에 가장 무난하다. 게다가 생활에 필수적인 식료품의 물가는 적극적으로 통제하는 독일의 특성상 빵의 가격도 매우 저렴한 편이다. 적당히 끼니가 될만한 빵 하나의 가격이 50 센트 내외, 조금 비싼 곳에서도 1 유로 내외.
위 사진처럼 여러 종류의 빵을 진열대에 놓고 판매하는 대중적인 빵집도 유명 프랜차이즈 업체가 많이 있으며, 이런 매장은 일요일에도 영업하는 곳이 더러 있기에 휴일에도 큰 불편이 없다. 바크 팩토리(Back-Factory), 바크 베르크(Back-Werk) 등이 대표적인 체인점. 독일어로 "빵을 굽다"는 뜻의 동사가 backen인데, 이 단어의 어미인 back가 붙어있으면 대부분 빵집이라고 보아도 큰 무리가 없다.
빵이 주식이라고 해서 빵만 먹고 사는 것은 당연히 아닐 터. 우리로 따지면 밥과 반찬을 함께 먹듯, 이들도 빵과 함께 먹는 일종의 반찬이 필요하다. 주로, 부어스트(Wurst)나 잘라미(Salami) 등 간단한 육류, 아니면 치즈(Käse) 또는 채소(Gemüse)를 빵 사이에 끼워 먹곤 한다. 물론 빵집에서 이런 식으로 빵에 재료를 첨가하여 샌드위치 같은 상태로 판매하므로 직접 제조할 수고를 들일 필요는 없다. 재료가 첨가된 상태의 빵은 보통 1.5~2 유로, 재료에 따라 3 유로를 넘는 경우도 간혹 있다.
이렇게 재료와 함께 먹는 빵은 바게트와 비슷한 식감이라고 보면 된다. 특별히 둥근 모양의 작은 빵을 브뢰트헨(Brötchen)이라고 구분하여 부르기도 한다. 매우 딱딱하여 쉽게 먹기는 만만치 않지만, 한 번 적응이 되면 부담없이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여담이지만, 우리는 성인도 어금니를 사용해 인상을 쓰고 먹게 될 이 딱딱한 빵을 독일 사람은 심지어 유모차를 탄 아이조차도 아무렇지도 않게 먹는 것이 흥미롭게 보일는지 모르겠다. 유전적으로 서양인이 침 분비가 더 많아 딱딱한 빵을 먹기에 적합하다는 연구결과도 본 기억이 난다.
브레첼(Bretzel)
한편, 빵이 이 정도로 독일인의 일상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면, 오랜 전통을 가진 빵은 없을까? 물론 있다. 그 중 대표적인 것이 우리에게도 친숙한 브레첼이다.
브레첼의 기원은 명확치 않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브레첼이 역사적으로 발전 및 계승된 곳은 유럽의 중앙, 즉 지금의 독일 문화권이라는 점이다. 브레첼은 독특한 모양으로 반죽을 꼬아 만드는데, 이것은 손을 모으고 기도하는 모습을 형상화한 것이라고 한다. 역시 딱딱함은 물론이고, 굵은 소금이 붙어있어 우리 입맛에는 꽤 짜게 느껴진다. 따라서 먹기 전 소금을 털어내고 먹는 것을 권한다.
시중 빵집에서는 브레첼이 1 유로 내외. 단, 이런 곳에서는 대량으로 제조한 브레첼을 판매하므로 본연의 맛을 느끼기는 어렵다. 그래서 부터 브레첼(Butterbretzel)처럼 다른 재료가 가미된 것이 먹기에 부담이 덜할 것이다. 레스토랑에서 판매하는 브레첼은 대개 갓 구운 것을 판매하므로 "진짜 브레첼"을 먹어보고 싶다면 빵집보다는 레스토랑이 더 적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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