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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비행기

기타 | 인천공항 노숙 정보

만약 출국시간이 오전 일찍이어서 첫차를 타고 가도 시간을 맞추지 못할 경우 여행자가 택할 수 있는 방법은 크게 세 가지이다. 첫째, 인천공항 내 찜질방에서 자는 방법. 둘째, 송도 등 공항 인근 지역의 모텔 등에서 자는 방법. 그리고 셋째는 인천공항에서 노숙하는 방법이다.


경유까지 감안하더라도 독일에 갈 때 아마 새벽 비행기를 탈 일은 거의 없을 것이다. 하지만 혹시라도 그런 일이 생길 경우 (그리고 꼭 독일이 아니더라도) 인천공항에서 노숙하는 것을 택했을 때 아래 내용이 도움이 될 것이다.

인천공항은 "노숙하기 좋은 공항"으로 꾸준히 2위로 꼽힌다. 깨끗하고, 조용하고, 편의시설도 잘 갖추어져 있고, 발 뻗고 누울 수 있는 의자가 많고, 치안도 양호하기 때문이다. 

가장 좋은 장소는 3층 출발층이다. 1층 도착층은 새벽 3~4시경에도 도착하는 비행기가 있기 때문에 밤새도록 조명이 밝고 사람도 종종 돌아다니는 반면, 3층 출발층은 새벽 1시경이 마지막 비행기이기 때문에 밤 12시를 넘으면 이미 쥐 죽은듯 조용해지고, 오전 비행기도 7시경에 첫 스케쥴이 있어서 새벽 5시경까지는 비교적 조용한 상황이 계속된다.


3층 출발층에서 잠을 청할만한 곳은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각 장소에 대한 장단점을 함께 덧붙인다.


1. 대합실 중간의 에스컬레이터 부근 의자

- 장점 : 의자에 약간의 쿠션 재질이 덧씌워져 가장 편하다.

- 단점 : 주요 통로이기 때문에 그래도 사람이 가장 많이 돌아다니고 청소차도 더 많이 다니며, 왕래하는 사람이 에스컬레이터를 이용할 경우 에스컬레이터에서 나오는 안내음이 꽤 크게 들린다.


2. 항공사 카운터 부근 의자

- 장점 : 더 조용하고, 화장실도 가까워 짐을 놔둔 상태에서 급하게 다녀오기 편하다.

- 단점 : 의자에 쿠션 재질이 없어 딱딱한 의자에서 자야 한다.


3. 공항 입구 쪽 창가 부근 의자

- 장점 : 의외로 이 쪽이 가장 조용하고, 조명도 가장 어둡다.

- 단점 : 의자가 딱딱하고, 전원 콘센트가 없으며 화장실이 멀다.


이 중 대합실 중간, F와 G 카운터 중간에 상업시설이 있는 곳 부근의 의자가 가장 경쟁률이 높다. 어차피 상업시설은 일찍 닫기 때문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 전원 콘센트가 있는 의자가 도중에 하나씩 있다.


항공사 카운터 부근 의자는 A부터 M까지 모든 카운터 앞에 충분히 많다. 전원 콘센트가 있는 의자도 많이 있는데, 화장실쪽 가장 끝 의자에 하나씩 있다. A나 M 등 가장 구석으로 갈수록 더 조용하고 한적하다. 단, 가장 먼저 출발하는 비행기가 국적기가 많은데, 국적기 카운터가 가장 구석 쪽이므로 좀 더 일찍부터 승객이 붐빌 수 있다. 따라서 B~D, J~L 카운터 정도가 가장 괜찮다.

충전 콘센트는 위와 같이 생겼다. 220 볼트와 110 볼트가 모두 가능하고, USB 충전단자도 있다. 원통형 기둥의 양쪽으로 단자가 있어 양쪽에서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하지만 공항 규모에 비해서는 충전 콘센트가 많은 편은 아니다. 특히 대합실 중간의 의자 부근의 콘센트는 늘 붐빈다.


무료 와이파이는 전체 지역에서 잘 잡힌다. 음료나 간식을 살 수 있는 편의시설은 밤중에는 패스트푸드 체인점만 운영하는데, 3층에는 롯데리아, 1층에는 KFC와 맥도날드가 24시간 영업한다. 몹시 추운 겨울날이었지만 내부는 꽤 따뜻해서 외투를 벗고 있어도 전혀 불편이 없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노숙을 할 만한가에 대해 묻는다면, 사실 선뜻 대답하기는 어렵다. 잠잘 때 소음이나 조명에 민감한 편이라면 꽤 불편할 것이다. 담요나 베개 등을 챙기면 더 좋은데, 비행 중 짐이 늘어나니 이를 고려하여 결정할 것.

아울러 만약 공항에서 밤을 보낸다면, 시간을 보내기 좋은 곳 중 하나가 영화관이다. 공항철도역이 있는 건물에 CGV 영화관이 있다. 2개관짜리 아담한 극장이지만 보통 밤 10시경에 마지막 영화를 상영하여 12시 넘게까지 시간을 보낼 수 있다. 규모가 작기 때문에 매표소와 매점을 겸하는 카운터만 하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