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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비행기

핀에어 | AY042, AY2807, AY2704, AY041 (2013년 6월)

핀에어(Finnair)는 핀란드의 항공사. 핀란드의 수도 헬싱키(Helsinki)를 경유하여 유럽과 아시아를 연결한다. 또한 영국의 저가항공사 플라이비의 북유럽 지사인 플라이비 노르딕(Flybe Nordic)의 지분을 가진 인연으로 유럽 내 노선을 플라이비를 활용함으로써 비교적 작은 도시들까지도 많은 노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다.


독일까지는 베를린(Berlin), 프랑크푸르트(Frankfurt am Main), 뮌헨(München), 뒤셀도르프(Düsseldorf), 함부르크(Hamburg)에 노선이 있다. 아마 비독일 국적 항공사 중에서는 터키항공, 에어프랑스-KLM 그룹에 이어 가장 많은 노선을 가진 항공사가 핀에어가 아닌가 싶다.

인천→헬싱키 구간의 AY042편, 헬싱키→인천 구간의 AY041편은 모두 에어버스 A330-300 기종. 이코노미석은 2-4-2 배열로 되어 있으며, 좌석 너비나 앞뒤 간격은 유럽계 항공사치고는 나쁘지 않은 편이다. 물론 개인 좌석마다 엔터테인먼트 스크린이 제공되며 컨텐츠도 충실하였다. 단, 좌석에 전원이나 USB 포트는 제공되지 않는다.


한국인 승무원이 여럿 배치되어 큰 불편 없이 갈 수 있으며, 기내식도 괜찮은 편. 특히 식사 중 한 끼는 동양식으로 제공하는게 특이했고, AY042편은 김치 고추장은 물론 후식까지 포함된 유독 충실한 기내식이 제공되어 다소 놀라울 정도였다. 단, AY041편은 그렇지 않은 것을 보니 항상 충실한 것은 아닌 모양이다.


처음 비행기에 탑승했을 때는 새 비행기로 느껴질 정도로 내부가 매우 깨끗하고 쾌적했는데, 기내를 자세히 보니 의자가 튿어진 부분이 보이는 등 다소 낡은 흔적이 눈에 띄었다. 다시 말해서, 새 비행기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새 것처럼 보인다는 이야기이니 평소 청소도 열심히 한다는 반증일 터. 아마 큰 불만 없이 장거리 비행을 할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헬싱키에서 독일로 연결하는 노선은 저가항공사인 플라이비 노르딕이 담당한다. 비행기에는 핀에어라고 적혀있지만 실제 해당 노선을 책임지고 운항하는 것은 플라이비라고 되어 있다. 헬싱키→뮌헨 구간의 AY2807, 뒤셀도르프→헬싱키 구간의 AY2704편 모두 브라질 업체인 엠브라에르(Embraer)가 제작한 ERJ-190 기종이다. 내부는 3-3 배열의 소형 항공기. 독일 어디로 가든 대부분 1~2시간 정도의 짧은 노선이기에 기내식은 제공되지 않고 한 번의 간식과 음료가 나온다.


전체적으로 큰 불편없이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핀에어에서 단 한 가지 눈에 걸렸던 것은 마치 저가항공사를 연상시키는 분위기. 기본적으로 제공되는 음료 외에 다른 음료와 간식은 비용을 내고 구입하도록 되어 있다. 저가항공사처럼 메뉴판도 비치하고 있으며(물론 가격도 저렴하지 않다), 국내 항공사만큼이나 기내 면세품 판매에 열심이라 다소 분주하고 소란스러웠다.

한 가지 일화를 덧붙일 수 있겠는데, 필자가 크로아티아에 갔을 때 마침 호스텔 맞은편 침대에 투숙한 사람이 핀란드에서 왔다고 했다. 그런데 필자가 노키아나 앵그리버드 또는 핀란드의 복지정책을 이야기할 정도의 영어 실력은 아니기 때문에 억지로 말을 붙인다는 것이 "나 이번에 핀에어 타고 왔다"고 이야기를 했다. 그랬더니 그 핀란드 청년이 약간 씁쓸한 표정으로 "그래, 핀에어가 항상 싼 편이기는 하니까"라면서 말을 흐리는 것이다. 그 한 명의 반응을 가지고 성급한 일반화의 오류를 범하자면, 핀란드 사람들에게도 핀에어는 저가항공 같은 "저렴하지만 상술이 앞서 불편한" 이미지가 있는 것은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그런데 우리네 입장에서는 막상 핀에어로 유럽을 간다고 했을 때 가격이 저가항공처럼 저렴한 것도 아니다. 항상 싼 편이지만 대신 온갖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중국이나 러시아 쪽 항공사, 항상 비싼 편이지만 대신 서비스는 퀄리티를 유지하는 유럽쪽 메인 항공사들의 딱 중간 지점이 핀에어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만약 핀에어가 러시아항공 등과 같은 가격이라면 두말 할 것 없이 핀에어를 권한다. 하지만 핀에어가 루프트한자 등과 같은 가격이라면 필자는 핀에어를 권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그 사이의 가격이라면 개인의 취향에 따라 결정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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