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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뮌헨에서 테러 위협으로 기차역 일시 폐쇄

새해 벽두부터 참 암울한 뉴스로 시작하게 된다. 신년을 맞이하는 축제가 시내에서 한창이던 12월 31일 밤 뮌헨(München) 경찰은 테러 첩보가 입수되었다며 기차역을 폐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폐쇄된 기차역은 중앙역(Hauptbahnhof)과 파징 역(Bahnhof Pasing). 가장 유동인구가 많은 곳이다. 특히 축제에 참가하려면 기차나 전철을 타고 시내로 갈 때 이 역을 지나치므로 한창 유동인구가 많을 시간이었기에 더더욱 혼란이 가중되었다. 기차는 해당 역을 무정차 통과했고, 역 내부의 사람들은 모두 대피하였으며, 무장한 경찰이 역을 수색하였으나 별다른 이상징후는 발견하지 못했다.


현지 뉴스를 찾아보니 새벽 5시경에 폐쇄는 해제되어 지금은 정상적으로 모든 열차편이 운행 중이며, 다만 경찰들이 기차역을 돌아다니며 계속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고 한다.


뮌헨과 바이에른(Bayern)은 전통적으로 보수적 색채가 강하여 타민족에 썩 우호적이지는 않은 곳이다(인종차별이 심하다는 뜻은 아니니 오해는 없으시길). 최근 난민 유입과 관련해서도 바이에른 주정부는 연방정부의 정책에 줄곧 반대하는 입장을 표했었고, 특히 바이에른 주정부에서 가장 "강성"으로 꼽히는 내무장관 요아힘 헤르만(Joachim Hermann)은 메르켈 총리를 향해 독설도 서슴치 않곤 했다.


바이에른 주정부의 집권정당인 기독사회당(CSU)은 메르켈이 속한 집권여당 기독민주당(CDU)의 자매정당이므로 사실상 같은 당이라 보아도 되는데, 같은 당내에서도 이렇게 자기 의견이 분명하고 치열하게 대립한다. 그런걸 보면 독일은 제대로 된 정당정치를 구현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아무튼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은 "지금 독일여행 가면 위험한가"일 텐데, 작은 첩보에도 이다지 민감하게 대응하는 것을 보면 현재로서는 우리가 나서서 걱정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 내 개인적인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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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월 2일 내용 추가)

독일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이번 테러의 시나리오는 두 차례의 자살폭탄 공격으로 계획되었다고 한다. 먼저 한 명이 폭탄을 터트리고, 아비규환이 된 상태로 구호팀이 도착하고 어수선할 때 또 한 번 터트려 더 큰 피해를 노렸다는 것이다. 그 장소는 파징 역이었는데, 뮌헨 경찰은 더 큰 기차역인 중앙역까지 함께 폐쇄하고 수색한 것이라 한다.


물론 첩보 내용이 이러하다는 것일뿐 실제 폭탄이 발견되었거나 테러범이 검거된 것은 아니다. 이 첩보는 프랑스 정보기관에서 제공했다고 하는데, 지난 번 하노버 축구장 테러위협 역시 프랑스에서 제공한 정보였다. 독일 정보기관이 무능해서 아무런 정보를 못 갖는 것인지, 프랑스 정보기관이 특출히 뛰어난 것인지, 그게 아니면 프랑스가 다른 의도를 가지고 이러는 것인지는 필자가 판단할 근거는 없다.


어찌 되었든 결과만 놓고 보면, 메르켈 총리가 신년사(아랍어 자막을 함께 내보낼 정도로 난민을 향한 배려의 제스쳐를 보였다)를 통해 난민 유입이 독일의 기회라며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고 몇 시간 지나지 않아 이슬람 테러로 온 나라가 시끄러워졌으니 메르켈은 제대로 물 먹은 셈이 되었다. 정치적 목적을 가진 이들의 공작이라고 이야기할 근거는 없지만, 적어도 결과만 봤을 때 특정 세력의 정치적 이득과 손해는 분명히 발생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