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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히틀러 '나의 투쟁' 70년만에 재출간

기사보기 : http://media.daum.net/foreign/all/newsview?newsid=20160109104301913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Adolf Hitler)가 수감 중 저술한 <나의 투쟁(Mein Kampf)>이 2016년부터 다시 출판되어 독일 서점에서 판매된다는 소식이다.


히틀러는 뮌헨 폭동의 실패로 수감되었을 때 감옥에서 <나의 투쟁>을 저술하였다(정확히 말하면 자신의 부하에게 불러준 것을 부하가 대필하였다). 뮌헨 폭동 관련 재판 과정에서 뛰어난 언변으로 대중의 주목을 받은 그의 저서가 출판되자 많은 인기가 있었고, 특히 나치 집권 후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의무적으로" 읽어야 하는 책이었기에 엄청난 베스트셀러가 되었다. 당시 히틀러는 이 책의 인세만으로도 갑부가 되었다고 한다.


그런데 독일이 패망한 뒤 1946년 이 책의 저작권이 바이에른 주정부에게 넘어간다. 히틀러는 자살하기 직전 결혼식을 올린 뒤 부인과 함께 죽었기에 상속할 가족이 없었다. 저작권이 상속될 사람이 없으므로 당시 히틀러의 주거지가 뮌헨으로 등록되어 있었기 때문에 바이에른 주정부가 소유하게 된 것이다.


바이에른 주정부는 이런 책을 아무도 읽어서는 안 된다며 출판을 하지 않았고, 저작권자가 출판하지 않으니 당연히 시중에서 구경할 수 없는 금서(禁書)가 되었다. 그리고 독일에서는 <나의 투쟁>의 유통과 소지를 법으로 금지한다. 혹 해외에서 구매하더라도 독일에서는 유통할 수 없다는 뜻이다. 참고로 히틀러 집권을 전후하여 그의 책이 해외에도 많이 소개되었기 때문에 해외에서는 <나의 투쟁>을 구할 수 있는 나라가 적잖이 있던 것으로 알고 있다. 미국 아마존에서도 전자책으로 영어판과 독일어판을 판매하고 있었다.


독일 법은 70년이 지나면 저작권이 소멸되므로 1946년 바이에른 주정부에 넘어간 저작권은 2016년 소멸된다. 이제 저작권이 없으니 아무나 <나의 투쟁>을 출판할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독일 법으로 책의 유통 및 소지는 금지된다. 하지만 이미 아마존에서 전자책으로 <나의 투쟁>을 구매하는 독일인들이 적지 않았다. 독일어판 판매량이 높았다고 하는데, 설마 미국인이 독일어 공부하려고 이 책을 샀을리는 없지 않은가. 합법적인 구매가 불가능한 독일에서 구매했다고 보는 편이 타당할 것이다. 특히 네오나치나 극우주의자, 또는 그들을 괜히 동경하는 철없는 젊은이들이 구매했을 확률이 높다.


독일은 올 해부터 <나의 투쟁>을 재출판하면서 역사가의 주석을 함께 달았다. 주석이 책 본문의 두 배 분량이라고 한다. 왜 이 주장이 틀렸고, 왜 위험하고, 어떤 역사적 비극을 초래했는지 등등, 하나부터 열까지 낱낱이 주석을 달아 출간하여, 혹 호기심이 읽어보더라도 히틀러의 위험한 주장에 동조하지 않도록 한 것이라고 한다. 자료를 찾아보니 이렇게 주석을 달아 판매하는 것은 독일법상 불법이 아니라고 한다. 히틀러가 쓴 원본 그대로 소지하는게 불법이라는 것 같다.


올바른 교육의 자료가 된다고 환영하는 이도 있지만 히틀러의 책이 팔리는 것 자체로도 소름 끼친다는 사람도 많다고 한다. 독일 내에 찬반 여론이 횡횡하는 가운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독일이 재출판을 결정한 것은, 이미 암암리에 다들 구입할 수 있는 현실 속에서, 어차피 국민들이 읽게 될 거라면 제대로 된 교육 자료로 사용하자는 판단이었을 것이다.


참고로 히틀러 본인도 집권 중 <나의 투쟁>에 대해 언급하는 것을 꺼렸을 정도로, 이 책에는 젊은 선동가의 엉망진창 비전이 막무가내로 담겨있다. 쿠데타에 실패하고 수감된 혁명가가 옥중에서 흥분하여 떠든 말을 부하가 받아적어 책으로 낸 것이니 오죽했을까. 차라리 본인이 직접 썼다면 퇴고도 하고 편집도 했을텐데, 두서없이 이야기한 것이 모두 담겼으니 앞뒤가 맞지 않거나 유치한 내용도 많았다는 것이다.


처음에는 일반 서점에 판매하지 않고 역사가나 교육자 등 일부에게만 보급하는 것을 검토했었다 하는데, 기사를 보니 일반 서점에서도 판매한다고 한다. 단, 아직 국민정서상 매대에 꺼내놓고 판매하기는 어려워 주문판매만 받는 서점이 많다고 한다. 판매하자마자 주문이 쇄도한다고 하는데, 이것이 극우주의에 기름을 붓는 식의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전망한다. 그런 자신이 있으니 독일도 재출간을 결정했을 것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