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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1월 27일은 홀로코스트 추모일

1945년 1월 27일 연합군이 폴란드 아우슈비츠에 있는 나치 강제수용소를 해방시켰다. 독일은 지금까지 이 날을 홀로코스트 희생자 추모일로 기리고 있다.


2016년 1월 27일에도 당연히(!) 추모행사가 열렸다. 당시 수용소에 수감되었던 생존피해자가 독일 의회에서 연설을 했다고 한다. 이 자리에는 독일 연방의회 국회의원들은 물론이고 메르켈 총리도 참석했다. 국가 행사니까 당연하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벌써 70년이 넘었다. 이제 당시 생존자도 대부분 세상을 떠나고 당시 기억을 가진 이들은 거의 남지 않았다. 독일은 그토록 치열하게 반성하고 사죄했으니 이제 과거의 부끄러운 상처는 슬슬 덮어두어도 뭐라고 할 사람은 없을 것 같은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누가 뭐라고 해서가 아니라 자신들이 부끄러워서라도 독일은 과거의 죄를 잊지 않고 계속 기억할 것이다.


이런 독일을 보며 생각하게 된다. "최종적" "불가역적"인 사과라는 게 존재하기는 할까? 사과라는 것은 피해자가 이제 그만해도 된다고 할 때까지 하는 거다. 금전적 배상은 정도가 있지만 사과에는 정도가 없다. 그런데 변변한 사과도 하지 않은 주제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라면서 이제 입을 닫겠다는 어떤 인간들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다.


이 블로그만 봐도 아시겠지만 나는 독일을 좋아한다. 그들이 완전무결하고 정의롭기 때문에 좋아하는 게 아니다. 독일은 적어도 "사람"처럼 보이기 때문에 좋아한다.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지고 있을 "염치"와 "양심"이 있기 때문에 좋아한다. "사람"같지도 않은 것들이 너무 많이 보여서, 너무 가까이 보여서, 너무 오래도록 보여서, 이제는 "사람"처럼 보이면 그것으로도 반갑고 부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