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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통정보/비행기

루프트한자 | 프랑크푸르트 공항 수속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루프트한자 수속할 때 참 많은 것이 바뀌어 있었다. 이곳에서는 수속도 본인이 직접 하는 것을 넘어 수하물도 본인이 직접 부쳐야 한다.

키오스크 기계에서 직접 수속을 하고 보딩패스를 받는다. 이것은 선택이 아닌 의무. 루프트한자 수속 카운터 부근 곳곳에 키오스크가 있어 대기시간은 그리 길어보이지 않았지만, 처음 하는 사람은 내가 제대로 하는지 낯설 수밖에 없다.

수속하고 나면 수하물도 직접 부치러 간다. 수하물 수취대에 짐을 올려놓고 보딩패스를 스캔하면 수하물 태그가 출력된다. 그걸 직접 수하물에 붙여 뒤로 밀어넣는다. 보통 공항에서 직원이 수속하면서 긴 수하물 태그를 출력한 뒤 가방 손잡이에 붙이는 것을 보았을 것이다. 그 일을 여행자가 직접 하는 것이다. 아무래도 이런 방식이라면 무게가 조금만 초과되어도 비용을 결제하라고 나올 것 같다. 필자의 짐은 규정을 초과하지 않아 정확히는 모르겠지만 "직원의 재량으로 봐주는" 것이 불가능한 시스템이기 때문에 자비가 없을 것 같다. 직원 1명이 상주하며 승객을 도와주므로 정 모르겠으면 직원을 호출해 물어보자.

루프트한자는 프랑크푸르트 공항의 Z 구역을 독점한다. 올 봄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아시아나항공을 탈 일이 있었는데, 그 때 면세점도 많지 않고 공항이 허름해보여 평소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었는데, Z 구역은 반짝반짝 광이 나는 별천지였다. 면세점도 매우 넓고, 특히 독일의 유명 브랜드를 집중적으로 프로모션하면서 독일의 이미지를 알리는 노력이 인상적이었다. 물론 면세점이라고 해서 가격이 저렴한 건 아니다. 독일에서 독일 물건을 쇼핑하려면 시내에서 볼 일을 끝내야 하는 것은 잊지 말 것. 아무튼 면세점을 구경만 하는 것도 꽤 쏠쏠한 재미가 있다. 휴게 공간도 적지 않았다. 일부 좌석은 충전 전원도 제공된다.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공항에서 있었던 에피소드 하나.


출국심사 받을 때 EU 시민 창구와 비시민 창구로 나뉜다. 당연히 나 같은 여행자는 비시민 창구(All passport)에서 심사를 받아야 한다. 그런데 Z 구역으로 들어가는 그 큰 통로에서 비시민 창구에 딱 2명만 나와 심사를 하더니 그마저도 1명은 가버렸다. 남은 1명이 심사하는데 한 동양인(여권 색으로 보아 중국인으로 추정)의 체류에 문제가 있었나보다. 오랫동안 심사를 끌더니만 결국 심사관이 그 사람을 데리고 어디론가 사라졌다. 이제 비시민 창구에 심사하는 사람은 없다.


줄은 점점 길어지지만 아무도 조치하지 않는다. 마침 필자가 딱 다음 순서였기 때문에 코앞에서 지켜보고 있었는데, 족히 10분은 심사 불가 상태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한참 후 새로운 심사관이 1명 도착했고, 그가 자리를 잡고 나를 호출하자 내 뒤에 있던 수십명의 대기자가 박수를 쳤다. 물론 비꼬는 의미의 박수다.


어느나라나 공무원 공권력 조직은 보수적이고 딱딱하기 마련. 그것을 감안하더라도 독일의 경직성은 더 심한 편이다. 택스 리펀드를 받기 위해 세관에 줄을 설 때, 출국심사 받기 위해 줄을 설 때, 무슨 돌발상황이 일어날지 모르고 돌발상황이 일어나도 독일인이 신속히 문제를 해결할 것을 기대해서는 곤란하다. 그러니 부디 공항에서는 최대한 여유를 가지고 움직이시길. 이제 필자에게 프랑크푸르트 공항은 인천공항만큼 친숙히 느껴지지만 그래도 필자는 꼭 출발 3시간 전에는 공항에 도착하도록 움직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