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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05. 로맨틱 가도 버스 이용후기

독일의 낭만적인 소도시와 고성을 연결하는 로맨틱 가도(Romantische Straße) 테마여행을 소개해드린바 있습니다. (관련 글 : 추천 여행 테마 | (10)로맨틱 가도 여행)


날씨가 풀리는 4월부터 다시 로맨틱 가도 여행 시즌이 시작됩니다. 특히 렌터카를 빌려 여행하기 어려운 일반 여행자들을 위한 버스투어 상품 로맨틱 가도 버스(Romantische Straße Bus)도 4월 중순부터 10월 중순까지 운행합니다. 필자가 직접 탑승해본 로맨틱 가도 버스 이용후기를 소개합니다.


로맨틱 가도 버스는 대도시 프랑크푸르트부터 출발해 로맨틱 가도의 시작점인 뷔르츠부르크부터 종점인 퓌센까지 완주합니다. 도중 로텐부르크, 딩켈스뷜, 뇌르틀링엔 등 로맨틱 가도의 주옥같은 도시에 20~30분씩 정차합니다. 버스가 정차한 부근의 구시가지나 궁전, 교회 등을 후딱 구경하고 다시 버스에 오르게 됩니다.


아무래도 후딱 구경해야 하는만큼 도시의 관광이 주가 될 수는 없습니다만 그 도시에서 꼭 봐야 하는 한두곳만큼은 관광할 수 있는 시간이니 하루동안 이 많은 도시를 다 볼 수 있다는 장점도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프랑크푸르트나 뷔르츠부르크에서 여행을 시작해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내리는 편입니다. (아우크스부르크에서 무료 기차를 타고 뮌헨으로 이동 가능)


저는 중간의 로텐부르크에서 버스를 타서 종점인 퓌센까지 달려보았습니다.

티켓은 미리 출력하여 지참하고, 탑승 시 기사에게 보여줍니다. 한국에서 미리 원하는 구간의 티켓을 구입할 수 있으며, 판매처는 아래 링크로 접속할 수 있습니다. 한국판매처에서 구매하면 맥주 또는 음료 1잔을 무료로 받을 수 있고, 로텐부르크의 크리스마스 박물관 할인쿠폰도 증정합니다.


지정된 정류장에 시간 맞춰 가면 이렇게 버스가 대기하고 있습니다. 로텐부르크에서 승차하니까 중간 지점에서 버스를 탄 셈인데, 그래도 지정된 시간과 장소에 찾아가면 아무 문제 없습니다. 기사에게 티켓을 보여주고 올라탑니다. 코치 버스라서 화물칸도 넉넉하므로 큰 짐도 수납할 수 있습니다.

내부는 클래식하죠? 이 날 운행한 버스는 구형이었어요. 원래 좀 더 넓고 쾌적한 신형 버스가 다니는데, 무슨 문제 때문인지 구형 버스가 다니는 날이었네요. 그래도 내부에 화장실도 있어서 버스 타고 가는 중에 큰 불편은 없습니다. 기사에게 요청하면 오디오 가이드를 함께 주는데, 이어폰은 개인이 지참하거나 기사에게 돈을 주고 사야 됩니다. 주요 장소의 설명을 곁들여주는 오디오 가이드는 한국어도 지원되구요. 따로 설명이 필요없는 순간에는 클래식 음악이 나와서 여행의 운치를 더해줍니다.

버스가 정차할 때마다 기사가 몇 분 정차한다고 알려줍니다. 기본적으로 도착,출발 스케줄이 정해져 있지만 교통체증 등으로 예정된 시간보다 늦게 도착할 수도 있잖아요. 상황을 고려하여 기사가 몇 분 정차할지 결정해 알려주고, 그 시간동안 버스는 그 자리에 꼼짝하지 않고 대기합니다. 만약 관광에 정신이 팔려 시간보다 늦게 돌아오면 버스가 가버릴 수도 있으니 시간은 꼭 지켜야 되는데, 제가 이용할 당시 한 관광객이 몇 분 늦게 돌아왔지만 기다려주더군요. 그리고 출발하기 전에 인원체크를 하니까 "버리고 떠날" 일은 없다고 봐도 되겠습니다.

버스 타고 가는 도중 좌우편으로 한가로운 풍경이 계속 시쳐지나갑니다. 넓은 들판, 울창한 숲, 풍력발전기, 소떼가 풀을 뜯는 목장 등 그 풍경도 시시각각 바뀌어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창밖을 쳐다보며 가다가 엉덩이가 쑤실 때쯤 다음 도시에 도착하고, 짧은 정차시간 동안 바삐 여행하고 다리가 뻐근할 때 다시 버스에 앉아 쉬면서 여행하고, 종점까지 이 패턴이 반복됩니다.

아무래도 정면으로 시야가 탁 트이는 가장 앞좌석이 명당 자리라고 할 수 있겠죠. 지정 좌석이 아니라서 먼저 탄 사람이 좋은 자리에 앉게 됩니다. 승객이 운행 중 자리를 옮겨도 기사가 뭐라고 하지는 않았습니다. 만석이 아니면, 운행중 좋은 풍경이 보이는 쪽으로 옮겨 다녀도 괜찮은 것으로 보입니다.

저는 시즌의 끝자락인 10월 초에 버스를 탔습니다. 덕분에 버스가 종점에 가까워올 때 해가 넘어가기 시작해 노을지는 아름다운 풍경도 볼 수 있었지만, 퓌센에 도착하기 전 해가 완전히 넘어가버려 막판에는 컴컴한 길을 달려야했죠. 막판에 다가올수록 알프스의 비경이 등장하는데 그걸 보지 못한 게 아쉬웠습니다. 그런 걸 감안하면 여름 시즌이 좀 더 만족도가 높을 것 같네요.

비가 오락가락하는, 좋은 날씨는 아니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창밖의 풍경은 아름다웠고, 반나절 정도 기분 좋은 드라이빙과 함께 독일의 매력적인 소도시들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로맨틱 가도 버스는 힙앤 힙오프 방식이므로, 만약 정차한 곳이 마음에 들어 오래오래 보고 싶으면 기사에게 말하고 짐 가지고 내린 뒤에 다음날 다시 버스를 타도 됩니다. 시즌이 마감되는 10월 중순까지 티켓은 계속 유효하므로, 역방향으로 가지만 않는다면 몇 번이고 내렸다 타도 됩니다.

(단, 하루에 한 대만 운행하는만큼 한 번 내리면 그 날은 다음 버스가 없다는 점만 주의하면 될 것 같습니다.)


밥은 언제 먹을까요? 버스가 포이흐트방엔(Feuchtwangen)이라는 작은 도시에 15분 정도 정차하는데, 이때가 점심시간입니다.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큰 빵집이 있어요. 후딱 빵이나 음료를 사서 버스에 타기 적당합니다. 저녁시간대에는 비교적 큰 도시인 아우크스부르크(Augsburg)에 정차하며, 버스 정류장 바로 앞에 큰 수퍼마켓이 있어서 먹을 것을 사기 적당합니다. 물론 출발 전 미리 사서 버스에서 먹는 것도 아무 문제 없습니다.


로맨틱 가도는 일본에 특히 인기가 많은 관광지입니다. 그래서 로맨틱 가도 버스에 일본인 관광객도 많은 편이고, 덩달아 아시아인에 대한 호감도가 높은 편이죠. 한국인 여행자들에게도 충분한 친절을 베풀어줄 것입니다.


제가 쓴 뮌헨 가이드북 <뮌헨 홀리데이>에는 로맨틱 가도 버스의 로텐부르크~퓌센 구간에 대한 설명과 함께, 정차한 도시에서 정차한 시간 동안 관광할 수 있는 코스를 지도와 함께 소개해두었습니다. 로맨틱 가도 버스 이용 시 도움이 될 거라고 자부합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