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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04. 마인츠 대성당이 특별한 이유

독일에 참 많은 대성당이 있습니다. 보통 대성당이라 함은 해당 지역을 총괄하는 대주교가 관할하는 성당을 의미합니다. 독일의 전신은 신성로마제국, 사실상의 종교국가였죠. 종교국가에서도 가장 큰 권력을 가진 대주교의 관할 성당이라면 마치 왕실의 궁전처럼 엄청난 권위를 가졌을 것입니다.


그런데 그 수많은 대성당 중 딱 하나만 고르라면 어디를 택해야 할까요? 아마도 독일의 가장 유명한 대성당은 쾰른 대성당이겠지만, 저는 여기서 다른 곳을 골랐습니다. 바로 마인츠 대성당(Mainzer Dom)입니다.

마인츠는 프랑크푸르트 근교 도시입니다. 대도시도 아닌데 왜 여기를 골랐을까요? 신성로마제국의 역사를 들여다보면 그 이유가 나옵니다. 사실상의 종교국가이자 지방분권국가인 신성로마제국에서 황제의 역할은 그다지 많지 않습니다. 사실상 얼굴마담이죠. 그래도 어쨌든 황제는 황제. 새로운 황제를 선출하는 절차는 굉장히 상징적이고 중요한 국가의 행사입니다.


새로운 황제가 선출되면 대주교가 그에게 왕관을 씌워줍니다. 이걸 대관식이라고 하죠. 대관식의 개념이 어려운 분은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을 생각해보세요. 성에 칩거하던 엘사가 어쩔 수 없이 세상에 나서던 순간이 대관식이었습니다. 새로운 권력자로 공인 받는 순간입니다.


그러면 황제에게 관을 씌워주는 이가 있어야겠죠. 신성로마제국에서는 마인츠 대주교가 그 일을 맡았습니다. 즉, 황제를 임명한 뒤 "네가 황제다"라며 인정해주는 역할이었죠. 가장 상징적인 권력자입니다. 그래서 마인츠 대주교가 관할한 마인츠 대성당이 독일 역사상 가장 큰 권력을 가진 곳이었다고 필자가 이야기하는 겁니다.

마인츠 대성당은 매우 화려하거나 엄청난 볼거리를 선사하지 않습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매우 어둡고 엄숙합니다. 그래서 대성당 본연의 매력이 더 빛나는 것 같습니다.

스테인드글라스에는 어떤 이름이 빼곡하게 적혀 있습니다. 바로 역대 마인츠 대주교의 이름입니다. 신성로마제국에서 황제보다 더 강한 권력을 가진 최정점의 권력자들이 여기에 기록되어 있습니다.


아마 많은 분들이 프랑크푸르트는 항공 교통 때문에라도 들르게 될 것입니다. 일정에 여유가 있다면 마인츠는 꼭 들러보세요. 과거의 권력, 황제보다도 더 대단했던 권력의 흔적을 만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