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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07. 독일 대표음식 학세

독일의 먹거리를 생각하면 누구나 맥주와 소시지를 떠올릴 겁니다. 실제로 독일을 대표하는 먹거리로 맥주와 소시지를 꼽습니다. 전국 각지마다 지역색이 다른 맥주와 소시지가 있어 독일의 역사와 문화를 이해하는 데에 도움도 줍니다.


그러나 여행 중 한 번 작정하고 근사하게 뭔가를 먹고 싶다면, 한국에서 쉽게 먹을 수 없는 독일 향토요리를 먹고 싶다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음식은 학세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뮌헨 등 바이에른 지역에서 유래한 음식이며, 돼지고기나 송아지고기로 만드는데 돼지고기가 더 보편적입니다. 이걸 슈바인스학세(Schweinshaxe)라고 부릅니다. 그러나 정작 요리가 유래한 바이에른 지역에서는 슈바이네학세(Schweinehaxe)라고 적는 게 더 보편적이구요. 돼지를 뜻하는 슈바인과 학세가 합쳐지면서 s를 붙였냐 e를 붙였냐의 차이입니다. 아예 그 연결어를 빼고 슈바인학세라고 적어도 됩니다. 또 바이에른 사투리로 학슨(Haxn)이라고도 적어요. 또한 학세의 복수형이 학센이라서 슈바인스학센(Schweinshaxen)이라고 적기도 합니다. 비슷한 표기가 많죠? 다 올바른 표현입니다.


학세는 정강이 부위로 요리합니다. 한국에서 족발을 요리하는 부위와 같죠. 단, 한국은 돼지의 발끝까지 함께 조리하지만 학세는 정강이만 가지고 요리한다는 것은 차이가 있고, 맛은 족발과 비슷합니다. 그래서 학세를 "독일식 족발"이라 적기도 합니다.


족발과 학세의 큰 차이를 꼽자면, 족발은 양념된 소스에 삶아서 조리하는 반면, 학세는 일단 삶은 다음 맥주를 발라가며 구워줍니다. 그래서 속은 촉촉하지만 겉은 바삭합니다. 학세 요리를 잘하는 집일수록 겉을 바삭하게 만드는 능력이 뛰어나구요. 학세 애호가라면 딱딱할 정도로 바삭해서 칼로 썰어먹어야 하는 이 껍질 부위를 가장 선호한다고 하는군요. 워낙 바삭하니 튀긴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하는데,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구워서 만든 겁니다.

학세에 칼까지 꽂아서 나오는 플레이팅 센스. 뭔가 아기자기하고 예쁜 느낌 대신 아주 시원시원하고 호전적인 독일 느낌이 물씬 납니다. 사이드로 감자가 늘 따라다니구요. 바이에른에서는 말랑말랑한 경단처럼 조리한 크뇌델(Knödel)이 주로 파트너가 됩니다. 여기에 "독일식 김치"라 불리는 자우어크라우트(Sauerkraut)까지 세트로 나오구요. 풍미가 풍성한 맥주 한 잔을 곁들이면 완전한 독일식 식사의 완성입니다.

메뉴판에 1/2 사이즈라고 된 것이 1인분입니다. 제대로 하는 레스토랑에서 먹으려면 팁 포함 20유로 안팎입니다. 저렴하지는 않아요. 10년 넘게 독일을 드나들지만 저도 학세는 몇 번 못 먹어봤습니다. 가난한 여행자가 먹기에는 부담되니까요. 매끼 학세를 드시라고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그래도 독일에 왔다면 한 번 정도는 학세를 먹어보세요.


이제 독일의 대표적인 향토요리로 통하기에 어디를 가든 학세를 먹을 수 있지만, 역시 학세의 본고장인 뮌헨과 바이에른에서 먹는 것이 진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