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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010. 독일 이체에(ICE) 기차

블로그에 기차 관련 글은 참 많이 올렸는데, 여기서는 초고속열차 이체에(ICE)만 따로 이야기해볼까 합니다.

ICE얼음(아이스)이 아니니 주의는 한국의 KTX와 같은 초고속열차입니다. InterCity Express의 약자입니다. 독일 통일 직후인 1991년부터 실운행을 시작하였고, 구서독 지역에서 주로 노선을 운행하다가 구동독 지역도 철로 설비가 정비된 후에 독일 전역에서 운행 중입니다.


열차는 계속 개량을 거듭하여 현재 4세대 열차까지 달리고 있습니다. 위 사진의 ICE 열차는 2000년부터 운행한 ICE 3. 독일 지멘스社에서 개발하였고, 최대속도 시속 330km를 자랑합니다. ICE 3가 초고속열차 ICE의 하이라이트라고 보시면 됩니다.


2015년부터 운행하는 ICE 4는 노후한 ICE 1, 2 열차를 대체하기 위해 개발되었습니다. 초고속으로 달리는 노선은 ICE 3이 멀쩡하게 운행하고 있기 때문에 ICE 4는 굳이 초고속이 필요 없어요. 그래서 ICE 4의 최고속도는 시속 250km 정도입니다. 주로 구간이 짧거나, 구간에 커브가 많거나 정차역이 많아 속도를 낼 수 없는 노선에 배정됩니다.

ICE 4는 위와 같이 생겼습니다. 지멘스와 캐나다의 봄바디어가 공동 개발했다고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ICE 3의 날렵한 외관이 유럽 열차 중에서도 역대급으로 세련되었다 생각하기에 ICE 4의 다소 납작한 외관이 마음에 안 들기는 합니다.

참고로 ICE 3가 다니는 노선도 전구간 시속 300km는 무리이구요. 대표적으로 쾰른과 프랑크푸르트 사이, 뉘른베르크와 뮌헨 사이에서 300km까지 속도를 올리는 구간이 있습니다. 그리고 최근 개통한 라이프치히와 뉘른베르크 사이의 일부 구간도 마찬가지입니다.

A부터 G까지 알파벳이 적힌 곳에 1-1-식당-2-2-2라고 적혀있죠. ICE 열차는 1등석과 2등석으로 나뉘고, 보통 그 사이에 식당칸이 있습니다. 2등석이 일반석이므로 별도의 1등석 티켓(패스)을 구매하지 않았다면 2등석을 기준으로 생각하면 됩니다.

바깥 출입문과 안쪽 출입문에 모두 숫자로 1 또는 2가 적혀있어 1등석인지 2등석인지 구분할 수 있습니다. 일반 승차권을 가진 사람이라면 당연히 2가 적힌 곳에 들어가서 앉아야겠죠. 지정좌석제가 아니므로 빈 좌석에 앉으면 되고, 빈 좌석이 없으면 통로에 서서 갑니다.

1등석은 보다 넓고 편안합니다. 시트도 푹신하구요. 제가 1등석을 이용할 때에는 웰컴 스낵(하리보 젤리나 초코스틱 등)도 주었고, 식당칸까지 가지 않아도 자리에서 음식이나 음료를 주문하여 먹을 수 있었습니다. 구형 열차의 1등석은 마치 비행기처럼 앞좌석 뒤편에 스크린이 달려있는 것도 보았습니다.

1등석과 2등석 모두 별실이 따로 있습니다. 1등석은 5인실 2등석은 6인실로 방을 만들어두었는데, 빈 좌석은 앉아도 됩니다. 별실은 조명이나 냉방을 따로 조절할 수 있고, 상대적으로 조용하고 덜 복잡해 좀 더 편안합니다. 단, 최근에는 점점 별실이 줄어들고 그 자리를 패밀리룸(아이를 데리고 탈 수 있는 방)으로 대체하는 추세인 것 같았습니다.

단, 빈 좌석에 앉기 전 주의사항 하나. 이 좌석이 예약되었는지 살펴야 됩니다. 좌석의 머리 위 부분에 위와 같이 좌석번호가 적힌 스크린이 있습니다. 만약 예약된 좌석이라면 여기에 예약구간이 표시됩니다. 위 사진처럼 아무런 표시가 없는 좌석에 앉아야 합니다. 예약된 좌석에 앉으면 그 자리를 예약한 사람이 와서 비켜달라고 할 테니까요. 이것은 1등석과 2등석 모두 마찬가지입니다.


빈 좌석이 없으면 서서 가야 되고, 그게 싫으면 내 좌석을 예약하여 거기 앉으면 됩니다. 예약비는 편도 4.5유로입니다. 갈수록 예약석이 늘어나는 추세더라구요. 다시 말해서, 예약하지 않으면 앉을 자리가 없어지는 추세더라구요. 출퇴근 시간이나 주말에는 예약을 권장하지만, 아무튼 역에 정차할 때마다 사람이 쭉 빠지니까 요령껏 자리를 찾아도 되겠습니다.


좌석마다 충전 전원이 있고, 최근 들어 무료 와이파이도 제공하기 시작했습니다. 단, 2등석의 경우 무료 와이파이는 200MB로 제한되고, 용량 초과 시 매우 느린 속도로 접속됩니다. 당연히 객차 내에 화장실도 있고, 좌석은 적당히 젖혀집니다. 짐은 머리 위 선반에 올려둡니다.

차장의 안내방송 및 객실 내의 스크린을 통해 내릴 장소를 확인하구요. 내릴 때에는 문이 자동으로 열리지 않는다는 점도 기억해두세요. 위 사진의 초록색 버튼이 문 여는 버튼입니다.

ICE는 역사상 단 한 번의 대형사고를 기록하였습니다. 1998년 에셰데(Eschede)라는 곳에서 열차가 탈선해 101명이나 숨지는 최악의 참사가 발생했죠. 당시 사고열차는 ICE 1 초기 모델이었다고 합니다. 이후 독일철도청은 ICE를 전면적으로 개량한 덕분에 지금은 세계에서 가장 안전한 열차로 꼽히고 있습니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ICE 사고를 검색하여 들어오는 분들이 많습니다. 에셰데 참사는 [위키피디아]에 자세한 내용이 있습니다.


지금의 ICE는 누가 뭐라해도 독일의 자랑거리가 분명합니다. 독일여행 중 반드시 이용할 수밖에 없고, 또 이용해보아야 할 특별한 경험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