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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206. 뮌헨 호프브로이하우스 2018

뮌헨의 호프브로이하우스는 이 블로그에서도 수차례 이야기한 공간인데요. 2018년 정보라는 타이틀을 달아 또 한 번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사실 달라진 건 없어요. 늘 같으니까요. 이러면서 글 하나라도 올리는 거죠.

제가 호프브로이 1호점과 2호점이라는 글에서 이야기했듯이 사실 여기는 제 취향은 아닙니다. 사람이 워낙 많으니 굉장히 시끄럽거든요. 저는 시끄러운 게 딱 질색이라 호프브로이하우스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어차피 지금은 제가 좋아하는 곳을 여행하는 게 아니라 정보를 수집해야 하는 곳을 취재하는 입장이라 싫어도 가야 됩니다. ㅜ.ㅜ


평일이었고 밤 10시경이었던 걸로 기억합니다. 뜻밖에도 손님이 많지는 않았습니다. 물론 눈에 보이는 테이블의 70~80%는 찼지만, 원래 여기는 밤늦게 가도 항상 만석이어서 빈 자리가 나면 엉덩이 비집고 앉는 곳이거든요. 이 정도만 되어도 덜 시끄럽더군요.

혹시라도 호프브로이하우스를 모르는 분들을 위해 소개하자면, 호프브로이하우스 같은 비어홀은 합석이 기본 원칙입니다. 큰 테이블을 깔아놓고 빈 자리가 있으면 앉습니다. 자연스럽게 합석이 되죠. 물론 예약 가능한 별도 테이블이나 별실도 있기는 하지만 그 내용까지는 생략하구요.


사람이 워낙 많기 때문에 점원들도 많이 바빠요. 열심히 눈을 맞추다보면 점원이 와서 메뉴판을 줄 것입니다. 기왕이면 점원이 왔을 때 바로 맥주부터 주문하면 좋습니다. 그러면 점원이 맥주를 가지고 올 때 음식을 주문할 수 있어서 점원과 눈 맞추는 시간이 단축됩니다. (물론 음식을 주문하지 않아도 상관없습니다.)


맥주는 두 가지가 기본입니다. 둥켈(Dunkel)과 오리기날(Original). 둥켈은 흑맥주, 오리기날은 헬레스비어라 부르는 라거 타입의 맥주입니다. 둘 다 기본잔은 1리터. 물론 메뉴판에 적혀있지는 않지만 500ml짜리로도 주문은 가능합니다. 그리고 500ml잔을 기본으로 하는 밀맥주 뮌히너 바이세(Münchner Weisse)도 있습니다.

1리터짜리 둥켈입니다. 잔에 홈이 파여져 있어 손으로 쥐고 들기 편합니다. 물론 손잡이도 달려 있구요.


브레첼을 파는 아가씨가 계속 홀 내부를 돌아다니며 브레첼을 흔듭니다. 따로 음식을 주문하지 않지만 안주는 가볍게 필요하다면 브레첼 1개만 시켜도 괜찮을 겁니다. (굳이 "아가씨"라고 표현한 것은, 젊은 여성 종업원이 민속의상을 입고 돌아다니기 때문입니다.)


저녁부터 밤까지 계속 주기적으로 하우스 밴드의 연주가 이어집니다. 한 번에 몇 곡을 연주하고 쉬다가 또 연주하고, 그런 식입니다. 흥겨운 음악이 나오면 사람들이 홀 복도로 나와 춤을 추고 사진도 찍고 유쾌한 파티가 벌어집니다.

술집이기는 하지만 어린아이까지 재미있게 놀다 갈 수 있는 그런 분위기입니다. "꽐라"가 되어 난장판을 만드는 그런 모습은 없습니다. 그러니 부담없이 남녀노소 놀러가도 됩니다. 참고로 독일에서는 보호자 동반 시 만14세부터, 보호자 없으면 만16세부터 맥주 주문이 가능합니다.

(그리고 한국은 해외에서도 한국법을 지켜야 하므로 독일법이 어떠하든 19세 미만의 음주는 불법입니다.)

기념품숍도 있으니 선물을 골라보셔도 좋겠습니다. 참고로, 호프브로이하우스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이유는 기념품에서 출발합니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 뒤 서독에 주둔한 미군이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맥주를 마시고는 맛이 너무 기가 막히다며 맥주잔이나 컵받침 같은 기념품을 사두었다가 본국에 가지고 가서 선물했대요. 그러면서 호프브로이하우스가 맛있는 맥주집의 대명사가 되었다는 스토리입니다.


따지고보면 한국에서도 생맥주 마시는 술집을 호프집이라 부르는 이유가 결국 이 호프브로이하우스에서 유래하는 것이니 그 명성은 세계적인 클래스가 분명합니다.


저는 시끄러운 게 싫어서 되도록 안 가고 싶어하는 곳이지만, 그래도 독일을 여행하는 분들에게는 한 번 가보시라고 항상 권하는 곳이기도 합니다.


2018년 기준으로, 둥켈과 오리기날 모두 1리터잔 가격은 8.9유로, 500ml 밀맥주는 4.7유로입니다. 그리고 음식은 대개 10~20유로 사이, 간단한 소시지 메뉴는 10유로 미만으로도 가능합니다. 세계적인 관광지 치고는 비싸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