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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221. 베를린 무스타파 케밥

되너케밥 이야기를 했으니 가장 유명한 되너집 하나 소개해드려야죠. 베를린을 여행한 분들이라면, 또는 관심이 있어 여행정보를 조금 찾아본 분들이라면, 이미 제목만 보고 "아, 거기" 하실 겁니다. 너무 유명한 곳이라서 식상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베를린(Berlin)에 있는 무스타파 케밥(Mustafa's Gemüse Kebap)입니다. 만약 여기를 처음 들어본 분들이라면 위 사진을 보고 당황할지 모르겠습니다. "이거 그냥 허름한 길거리 노점 아니에요?" 맞습니다. 길거리 노점인데요. 워낙 유명해서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서 기다리는 곳입니다.


속된 표현으로 그간 빌딩을 지을 정도의 떼돈을 벌었을 텐데 아직도 이 모습을 고집합니다. 2호점 3호점 낼 법도 한데 그런 것도 없습니다. 이 노점 하나가 전부. 그래서 사람들이 이 길거리에 비가 오나 눈이 오나 낮이나 밤이나 줄을 서서 기다립니다.

저는 취재 중에 줄 서서 기다리느라 시간을 허비할 수 없는 입장이라 아주 늦은 시각에 찾아갔습니다. 줄이 거의 없죠. 자정이 넘은 한밤중입니다.


외국 자료를 찾아보니 CNN 등 외신에서도 소개하는 맛집입니다. 대체 여기가 왜 그렇게 유명할까요? 제 생각에는 "맛"입니다. 맛이라는 게 주관적이기는 하지만, 제가 먹어본 되너 중에서 확실히 개성있는 훌륭한 맛을 느꼈습니다.

메뉴는 이렇게 간단합니다. 여기의 정식 이름이 Mustafa's Gemüse Kebap이라고 했죠. Gemüse가 채소입니다. 즉, 채소 케밥이라는 명칭을 가게 타이틀로 걸고 있습니다. 그게 메뉴판 가운데 3.5유로짜리 음식입니다. 고기를 넣지 않고 채소만 넣은 겁니다. 여기에 고기까지 긁어서 추가하려면 메뉴판 왼쪽의 Hähnchen Döner mit Gemüse(채소를 곁들인 닭고기 되너)를 선택하시면 되겠습니다. (영어로 주문하려면, 베지터블 케밥이나 치킨 케밥 정도로만 이야기하면 알아듣습니다.)

저는 소문난 채소 케밥을 먹어보려고 고기 없이 주문했는데요. 여러 종류의 채소에 양념하여 볶고 소스까지 더하니까 정말 맛있습니다. 그냥 채소만 따로 골라서 밥반찬으로 먹어도 되겠다 싶을 정도로 맛이 좋았어요. 거기다 양은 어찌나 많은지 흘리지 않고 먹는 게 힘들만큼 꽉꽉 채워주네요.


참고. 길거리 노점이라 테이블이 없습니다. 스탠딩 테이블을 몇 개 세워두기는 했지만 큰 의미는 없습니다. 줄 서서 먹는 많은 손님들은 그냥 길거리에 서서, 또는 걸어가면서, 또는 바로 옆 지하철역에 내려가 벤치에 앉아서, 아니면 길바닥에 앉아서, 그렇게 이 커다란 되너를 흡입합니다.

음료도 몇 가지 판매하기는 하는데, 노점이 위치한 바로 앞에 24시간 문 여는 슈퍼마켓이 있어서 맥주나 음료 등을 취향별로 다양하게 구입할 수 있습니다. 이런 24시간 슈퍼마켓은 가격은 일반 상점보다 비싸기는 합니다만 아무튼 아무때나 가도 되너와 곁들일 음료의 구입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무스타파 케밥의 명성은 이미 몇년 동안 유지되고 있습니다. 그 사이에 베를린에 많은 가게들이 새로 생겼습니다. 새로운 맛집도 생기는데 아직도 몇년 전 무스타파 케밥이냐 이야기할지 모르겠습니다만, 제가 감히 이야기하건대 베를린에서 되너를 먹어보려면 일단 여기부터 시작하세요. 그럴만한 가치가 충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