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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두.유.Travel to Germany :: #226. 독일 5대 도시 질베스터 불꽃놀이 장소

12월의 하이라이트 크리스마스가 끝나면 이제 독일은 겨울잠을 준비합니다. 그러나 순순히 잠들 수 없다며 마지막 한 번 광란의 에너지를 뿜는 순간이 있으니 바로 질베스터(Silvester). 독일어로 섣달 그믐(12월 31일)이라는 뜻인데, 올해의 마지막과 새해의 시작을 즐기는 축제입니다. 즉, 12월 31일 24시이자 1월 1일 0시에 거대한 불꽃놀이(Feuerwerk)를 즐깁니다.


질베스터는 한밤중에 행사가 진행되니 주로 밤을 불태울 체력이 있는 젊은이들의 참여도가 높습니다. 덕분에 시끄럽고 왁자지껄한 놀이판이 거나하게 차려집니다. 마침 1월 1일은 공휴일이기 때문에 늦게까지 놀아도 상관없는 모양입니다.


질베스터 축제는 각 도시에서 정한 스폿에서 큰 불꽃놀이가 벌어지는데, 고층건물이 많지 않은 독일의 특성상 꼭 행사 장소가 아니어도 불꽃을 볼 수 있는 장소가 많아 도시 곳곳에 사람들이 분산되어 모여들구요. 이들이 저마다 손에 폭죽을 들고 자기들만의 불꽃놀이를 즐기기도 합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2018년 12월 31일 24시 겸 2019년 1월 1일 0시에 질베스터 불꽃놀이가 열립니다. 여기 독일의 5대 도시에서 불꽃놀이가 열리는 스폿을 모았습니다.


베를린 Berlin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 부근에서 불꽃이 터집니다. 정확한 위치는 브란덴부르크 문의 정면이 아니라 문의 뒤편, 브란덴부르크 문부터 전승기념탑 사이의 구간입니다.


함부르크 Hamburg

란둥스브뤼켄(Landungsbrücken) 부근의 엘베강, 그리고 알스터 호수(Alster)에서 큰 불꽃놀이가 열립니다. 란둥스브뤼켄은 상대적으로 복잡하고 시끄러운 파티, 알스터 호수는 상대적으로 조용한 파티가 열린다고 합니다.


뮌헨 München

대개 널찍한 한 장소에서 빵빵 터트리는 불꽃놀이와는 느낌이 다릅니다. 뮌헨 구시가지 거의 전체 구역에서 자잘한 불꽃이 빵빵빵 터집니다. 그런데 뮌헨은 고층건물이 없기로 유명한 도시. 그래서 도시를 둘러싼 약간 외곽의 높은 언덕에 오르면 이 풍경이 정말 근사합니다.

뮌헨에서는 아예 11개의 스폿을 지정하여 "불꽃놀이 전망 좋은 곳"을 공식적으로 발표하고 있습니다. 시내에서 가까운 곳으로는 평화의 천사상(Friedensengel) 앞과 하커브뤼케(Hackerbrücke) 다리 위. 시내에서 조금 떨어진 곳으로는 올림픽 공원(Olympiapark)이 대표적입니다. 물론 시내 중심 마리아 광장(Marienpletz)에서도 머리 위로 터지는 불꽃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


쾰른 Köln

그 유명한 쾰른 대성당(Kölner Dom) 주변의 라인강변에서 불꽃이 화려하게 터집니다. 대성당의 아름다운 야경이 뷰에 포함되는만큼 좋은 위치를 선점할 수 있다면 가장 멋진 풍경을 볼 수 있는 도시가 쾰른이 아닐까 싶습니다. 좋은 위치라 함은, 라인강 건너편에서 대성당을 바라보는 지역(유명한 야경 촬영스폿)인데요. 쉽지는 않을 겁니다. 그러나 쾰른 역시 탁 트인 도시라서 라인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에서라면 어디서든 불꽃은 잘 볼 수 있습니다.


프랑크푸르트 Frankfurt am Main

마인강(Main)이 불꽃놀이 장소입니다. 강변을 따라서 폭죽이 터지므로 프랑크푸르트의 마천루 스카이라인이 잘 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으면 더욱 좋습니다만, 그렇지 않더라도 강의 다리 위 또는 강변에 시야가 좋은 곳에 자리를 잡으면 불꽃놀이를 즐길 수 있습니다.


이상으로 독일 5대 도시의 질베스터 불꽃놀이 장소를 안내해드렸습니다. 혹 이 날 질베스터를 즐기며 밤을 지샐 분들을 위해 몇 가지 팁을 첨언합니다.


서두에 질베스터를 소개하면서 이야기하기를, 체력 좋은 젊은이들의 참여가 높다고 하였습니다. 이것을 다른 말로 하면, 거리에서 음주와 고성방가로 눈쌀 찌푸리는 사람도 적잖이 볼 수 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술 마시고 바닥에 던져서 깨진 병조각이나 폭죽 쓰레기들이 엄청나게 굴러다니기도 합니다.


직접 폭죽을 들고 나오는 사람도 많다고 했죠. 간혹 사람을 향해 폭죽을 쏘는 정신나간 인간들도 보았습니다. 그런 일은 없어야겠지만 인종차별주의자가 그 무리에 섞여있다면 혹 우리 같은 동양인을 향해 폭죽을 쏘며 겁을 주는 미친 짓을 할지도 모르니 긴장을 풀면 안 됩니다. 그리고 고의가 아니더라도, 가령 하늘로 쏘려고 바닥에 폭죽을 고정하다가 실수로 넘어트렸는데 그 상태로 발사되어 사람을 향해 날아가는, 그런 별별 일들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1월 1일은 공휴일이라 정말 할 것이 없어요. 그래서 이 시기에 독일을 여행한다면 어차피 1월 1일에 할 것이 딱히 없으니까 그냥 전날 밤을 샌다는 기분으로 신나게 축제를 즐기셔도 좋습니다. 다만, 추운 날씨와 폭죽이 날아다니는 분위기는 주의하시라는 당부를 드립니다.


그리고 당연한 전통처럼 인식되는 이 질베스터 불꽃놀이를 볼 수 있는 날이 얼마 안 남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미 독일에서는 불꽃놀이가 유발하는 미세먼지의 심각성을 인지하여 불꽃놀이를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나오고 있습니다. 병원이나 학교 등 보호받을 사람이 군집하는 지역에서는 개인이 폭죽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하는 도시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독일은 가뜩이나 대기오염에 민감하기 때문에 어쩌면 과감하게 불꽃놀이 전통을 없애버릴지도 모릅니다. 그 날이 의외로 빨리 올 수도 있습니다.


그러니 "판이 깔렸을 때" 놉시다. 나중에 판 접은 뒤에 아쉬워하지 말구요. 5대 도시의 여행정보나 숙박정보 등은 독일 전국 여행정보를 담은 가이드북 <프렌즈 독일>을 참조해주세요.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