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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261. 함부르크 로터바움 박물관

오늘 훈훈한 뉴스가 보도되었습니다. 독일의 한 박물관에 소장된 조선시대의 문화재를 우리나라에 돌려주기로 했다는 소식입니다. 원래 문화재는 허가 없이 해외로 반출되어서는 안 되는 건데, 1983년 독일의 사업가가 한국에 왔다가 골동품 상점에서 구입한 문화재를 몰래 숨겨서 독일로 가져갔다고 합니다. 경매에 올린 걸 박물관에서 구매해 30년 넘게 소장해 왔는데, 박물관 측에서는 적법하게 가져온 문화재일 거라 생각하고 구매했겠지만 불법 반출된 것을 확인하고 자진 반환하겠다고 알려온 것입니다.


점령군이 쳐들어와서 강제로 약탈해 가져간 게 아니라 엄연히 한국의 골동품 상점에서 돈 주고 산 것이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적법하게 반출된 게 아니므로 불법은 불법. 그 사실이 확인된 이상 돌려준다는 게 해당 박물관의 설명입니다.

이 박물관은 함부르크에 있는 무제움 암 로텐바움(Museum am Rothenbaum), 즉 로터바움 박물관(Rotherbaum Museum)입니다. 이 뉴스를 보도한 국내 언론은 모두 로텐바움 박물관이라 적고 있는데, 엄밀히 말해 잘못된 표기입니다.


아무튼, 그게 중요한 건 아니니, 로터바움 박물관 소개로 넘어가죠.


원래 이름은 함부르크 민족학 박물관(Museum für Völkerkunde Hamburg)인데, 2018년부터 이름을 바꾸었다고 합니다. 민족학 박물관이라는 이름대로 민족학 분야에 특화된 곳이며, 이 분야에서는 세계적으로 알아주는 곳이라고 합니다. 민족학이라 함은, 각 민족의 역사나 생활을 비교하는 학문이라 정의할 수 있겠는데요. 쉽게 말해, 세계 여러 민족의 민속자료를 모아서 연구하는 곳이니 민속 박물관이라 해도 틀린 건 아닙니다.


정식 명칭은 Museum am Rothenbaum – Kulturen und Künste der Welt, 직역하면 "로터바움 박물관 - 세계의 문화와 예술" 정도가 되겠습니다. 이니셜로 MARKK라고 줄여 적기도 합니다.

당연히 여러 민족과 관련된 자료들이 폭넓게 소장되어 있겠죠. 유럽뿐 아니라 중동, 아시아, 미주 등 세계 각지에서 수집된 자료를 소장하고 있으며, 그 중에는 한국 관련 자료도 많습니다. 이번에 반환하기로 한 조선 문화재 역시 그 중 하나였겠지요. 또한 오래 전부터 한국의 국립 민속박물관과 교류가 있는 곳입니다. 국립 민속박물관의 주관으로 한국 특별전도 열고 있는 중입니다. 특별전 이름이 "우리 코레아(Uri Korea)"라고 합니다.

산대탈(전통 탈놀이할 때 무용수가 쓰는 것), 병풍, 한복 등 한국의 전통적인 민속자료들을 한 데 모아 전시중입니다. 돌솥이나 소주병 등 현대적인 것도 있는 모양입니다. 특별전은 2020년 12월까지 진행될 계획이라고 하네요.


꼭 한국의 것을 보러 가시라는 게 아니라, 민족학의 목적 그대로 전세계의 민속자료를 한 자리에서 보면서 그 생활상의 차이를 느껴보는 것도 재미있는 경험이 될 것이기에 함부르크 여행 중 들러보아도 괜찮을 겁니다. 시내에서 멀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