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유. Travel to Germany

#312. 함부르크 대성당

함부르크 5대 복음교회 이야기를 해드렸는데요. 흔히 독일에서 큰 교회 하면 "대성당"이 떠오르는데, 함부르크는 가톨릭 대성당이 아니라 개신교 복음교회가 (그것도 5개씩이나) 중앙교회(Hauptkirchen)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중심 역할을 합니다.


그러면 함부르크에는 대성당이 없을까요? 아니요. 있습니다.

함부르크 대성당, 정식 명칭은 성모마리아 대성당(Mariendom). 그런데 여기에 함정이 있습니다. 오늘날 함부르크 대성당도 루터교 개신교 교회입니다. 종교개혁 이후 개신교 교회가 되었습니다.


그 정도로 함부르크는 개신교의 힘이 강한 도시이구요. 왜냐하면, 중세 시대 종교권력과 세속권력 모두를 거부한 "자유도시"였기 때문에 대주교가 관할하는 대성당이 남아있을 여지가 조금도 없었습니다.


그렇다보니 오늘날 함부르크에서 "돔(대성당)"이라고 하면 모두가 대성당이 아니라 이것을 떠올립니다.

함부르거 돔(Hamburger Dom). 바로 함부르크의 민속축제입니다. 봄부터 겨울까지 가을을 건너뛰고 연중 세 차례 열립니다. 보통 겨울까지 민속축제가 열리는 경우는 드문데 함부르크는 가을을 건너뛰고 초겨울에도 축제를 열며 사계절 꼼꼼히 축제를 즐깁니다.


그러면 왜 축제 이름이 돔(대성당)인고 하니, 가장 처음 이 축제가 생겼을 때 대성당 앞 광장에서 열렸대요. 처음에는 크리스마스 등 특별한 시즌에만 축제가 열렸는데, 종교개혁 이후 사시사철 즐기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돔에서 축제한다"고 이야기하다보니 축제 이름이 돔이 되어버렸습니다.


1800년대 초 대성당이 철거되고(오늘날의 성모마리아 대성당은 그 후에 다른 장소에 다시 건축했습니다) 축제 장소도 이동했지만, 여전히 사람들은 축제를 돔이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계절별 축제는 계절의 이름을 붙여 프륄링스돔(Frühlingsdom; 봄), 조머돔(Sommerdom; 여름), 빈터돔(Winterdom; 겨울)이라고 부릅니다. 특별히 겨울 축제는 돔마르크트(Dommarkt)라는 별칭으로도 부르는데, 직역하면 "대성당 시장"이 되고 이것이 크리스마스마켓에서 유래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물론 오늘날 함부르크의 크리스마스마켓은 별도로 성대히 개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