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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77. 하루에 세 도시, 콘스탄츠-프리드리히스하펜-린다우

독일은 여행하기 좋은 소도시가 많고, 기차 인프라가 훌륭해 여차하면 하루에 두 도시를 여행하는 것도 어렵지 않습니다. 바삐 다니며 하나라도 더 많은 곳을 구경하는 걸 선호하는 분이라면 독일의 소도시 여행에 매우 만족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무튼, 그렇다고 해도 하루에 세 도시 여행은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봐야겠죠. 그런데 한 번 미친 척하고 해봤습니다. 보덴 호수(Bodensee)를 끼고 있는 도시들을 같은 날씨의 조건 하에서 보면서 비교하고 싶었거든요. 하루에 여행한 세 곳의 소도시의 분위기를 비교해드립니다.


여행의 시작은 콘스탄츠(Konstanz)였습니다.

콘스탄츠는 독일과 스위스의 국경에 있는 도시입니다. 국경도시 특유의 활기가 가득하고, 그에 걸맞은 다양한 감각의 예술작품이 거리 곳곳에 설치되어 있기도 하였습니다. 그런가하면 육중한 성탑도 곳곳에 보여 중세시대 군사적 목적이 강한 도시였다는 것도 느끼게 해주더군요.

호수 주변은 쾌적한 공원입니다. 하염없이 멍때리며 바람을 쐬는 사람들이 가득합니다.

배를 타고 다음 목적지인 프리드리히스하펜(Friedrichshafen)으로 갑니다. 배가 떠날 때 콘스탄츠를 바라보니 그림이 따로 없습니다.

배를 타고 가다가 멀리 이런 비주얼이 보이면 이제 프리드리히스하펜에 도착한 겁니다.

프리드리히스하펜은 "비행선의 아버지" 체펠린의 도시이기도 합니다. 그와 관련된 거대한 박물관이 있구요. 그 외에는 여타 소박한 호수가의 소도시의 모습입니다.

프리드리히스하펜은 한결 여유로웠습니다. 휴양도시 같은 느낌. 작은 틈만 보이면 사람들이 드러누워 일광욕을 즐기거나 호수에 발을 담그기도 하고, 호수가 공원에서는 학생들의 공연이 열리고 있는 등 나른한 분위기가 좋았습니다.

항구도 여유롭고 조용조용한 분위기여서 콘스탄츠와는 사뭇 다르더군요.

이제 기차를 타고 마지막 여행지인 린다우(Lindau)에 도착했습니다. 콘스탄츠가 보덴 호수의 서쪽 끄트머리라면 린다우는 정반대편 동쪽 끄트머리에 있는 도시입니다.

린다우 구시가지는 섬 위에 형성되었습니다. 섬에 도시가 생겼다는 것은, 다른 말로 하면 도시가 확장될 공간이 없기 때문에 좁은 땅에 압축하여 시가지가 형성되었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즉, 중세의 건축물들이 좁은 골목을 사이에 두고 여기저기 분포하고 있어 소도시의 매력이 극대화 되죠.

항구의 분위기도 매우 좋았습니다. 특히 린다우 항구에는 등대도 있어서 항구 분위기가 극대화 됩니다.

그리고 린다우 항구에서 뒤로 돌아 호수를 따라 산책하다보면, 관광객은 잘 찾아오지 않는 "뒷골목" 같은 휴식처가 있습니다. 호수가를 따라 만들어진 중세 요새의 흔적 위에 눕기도 하고, 탁 트인 잔디밭에서 일광욕이나 공놀이를 하면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하루에 세 도시 여행. 이것 또한 독일이기에 가능한 이야기이며, 같은 호수를 배경으로 서로 다른 분위기로 자신들만의 시간을 지켜나가는 세 도시를 비교하며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물론 주인공은 면적 536km²의 바다처럼 넓은 보덴 호수입니다. 콘스탄츠와 린다우의 거리는 약 50km  정도 떨어져 있습니다. 같은 호수를 배경으로 하지만 완전히 다른 문화권에 속해 있었기 때문에 저마다 다른 방식으로 성장한 도시들을 같은 조건에서 비교하며 여행할 수 있었습니다.


하루에 세 도시 여행기, 보다 자세한 내용과 느낌은 <유피디의 독일의 발견>의 49가지 에피소드 중 하나로 수록되어 있습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