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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87. 함부르크 엘브터널을 건너면

함부르크의 인기 명소 중 란둥스브뤼켄(Landungsbrücken)이라는 곳이 있습니다. 직역하면 선착장(들)이라는 뜻이므로 일반 명사나 마찬가지입니다. 그래서 정식명칭은 장크트파울리 란둥스브뤼켄(St.Pauli-Landungsbrücken)이지만 모두가 그냥 란둥스브뤼켄이라 부릅니다.

함부르크는 항구도시입니다. 세계적인 무역항이죠. 초대형 화물선도 들어옵니다. 그런 화물선에 물건을 넣고 빼는 크레인과 창고건물이 즐비합니다. 풍경이 삭막(?)할 수밖에 없지만, 중세부터 이어지는 이런 풍경이 또 개성만점이어서 유명한 관광지가 되었습니다. 란둥스브뤼켄은 함부르크 항구 여행의 중심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란둥스브뤼켄에 있는 이 건물은 터널 입구입니다. 건물에서 터널이 연결된 게 보이지 않아요. 지하로 연결되기 때문입니다. 란둥스브뤼켄에서 강을 건너 맞은편까지 연결하는 엘브터널(Elbtunnel)이 강 밑으로 뚫려 있습니다. 터널이 개통된 건 1911년. 100년도 더 된 오랜 역사를 가진 역사적인 터널이며, 당시 기술력으로 강 밑을 파서 터널을 만든 건 매우 획기적인 일이었습니다.


1975년 또 하나의 새로운 엘브터널이 생겨서 이 역사적인 터널은 옛 엘브터널(Alter Elbtunnel)이라고 부르는 게 정식 명칭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역사적인 유적으로 남아있는 게 아니라 오늘날에도 사람과 자동차가 건너갈 수 있는 터널의 기능을 계속 수행합니다.

이런 흉흉한 모습을 보며 터널 아래로 내려갑니다. 엘리베이터도 있고 계단도 있습니다.

터널은 이렇게 생겼습니다. 자동차 한 대 지나가는 1차선 도로, 그리고 그 양옆으로 보행자가 지나가는 길이 있습니다. 자동차는 1대만 지나갈 수 있으므로 신호를 받아서 한 방향으로만 움직입니다. 그리고 안전을 위해 자동차 통행은 통제하는 기간도 있습니다. 그렇다 해도 보행자는 통행할 수 있습니다. 쭉 가로질러 반대편으로 나가면 이제 이런 풍경이 펼쳐집니다.

란둥스브뤼켄을 맞은편에서 바라볼 수 있는 전망대가 있습니다. 란둥스브뤼켄에서 항구를 보면 크레인이 쭉쭉 솟아 전망이 삭막한데, 반대편에서 보니 그런 것 없이 함부르크의 강변 풍경을 제대로 볼 수 있습니다.

고개를 돌리면 새로 생긴 랜드마크 엘브필하모니 극장도 이렇게 떡하니 보입니다. 강변의 옛 건물과 새 건물, 삐쭉 솟은 옛 교회의 첨탑, 강변에 정박한 옛 선박들, 강 위로 오가는 유람선과 리버버스, 때때로 화물선까지, 참 다채로운 전망을 즐길 수 있습니다. 터널을 건너갈 이유가 충분합니다.


특히 날씨가 좋을 때 파란 하늘과 푸른 강물이 아주 시원합니다. 날씨가 흐리면 다같이 우중충해서 느낌이 덜할 수 있는데, 날씨가 맑은 날에는 꼭 터널을 건너가보세요. 함부르크의 필수 코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