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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388. 폭염 속 유럽 여행 팁 (feat. 뮌헨)

뉴스가 계속 나와서 많은 분들이 아실 텐데요. 지금 유럽은 기록적인 무더위가 시작되었다고 합니다. 원래 유럽이 여름에 더운 건 당연합니다만 벌써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하는 지역이 나올 정도로 올 여름 무더위가 심상치 않다고 합니다.


우리는 이런 폭염 속에서 어떻게 여행해야 할까요? 원래 여름에 여행하기 만만치 않은 지중해 연안의 남유럽을 제외하고, 이 정도로 덥지는 않아야할 중앙유럽에서 활용할 몇 가지 팁을 정리했습니다. 제가 애정하는 독일 뮌헨의 모습들로 소개합니다.


우선 이야기합니다. 독일에는 에어컨이라는 게 거의 보이지 않습니다. 백화점이나 은행 같은 상업시설에 들어가도 냉방의 기운은 거의 느껴지지 않습니다. 질식의 우려가 있는 폐쇄된 곳(엘리베이터 등) 정도만 예외적으로 냉방의 기운을 느낄 수 있습니다. 그러니 바깥에 35도 안팎의 폭염이 지속돌 때 무작정 실내로 들어간다고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그러나 교회는 예외입니다. 교회는 천장이 높죠. 창문도 작아서 뜨거운 빛이 내부에 들어오기 힘들어 이런 건물은 여름에도 시원합니다. 사람이 많으면 그 열기 때문에 꿉꿉하겠지만 그런 사례가 거의 없고요. 이름 없는 동네 교회에 들어가도 됩니다. 입장료도 없으니 덥고 힘들 때 교회에 들어가서 땀을 식힙시다.

교회만 들어가기 싫다면 대낮에 박물관이나 미술관 관람은 어떨까요? 예술작품을 전시하는 곳은 내부의 온도와 습도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찬 바람이 느껴질 정도로 에어컨을 틀지는 않아도 실내는 쾌적합니다. 중앙유럽은 바다에서 멀기 때문에 더워도 습하지는 않아요. 뜨거운 햇볕만 피해도 죽을 것 같은 무더위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또 하나 쉬어갈 만한 곳은 비어가르텐입니다. 비어가르텐은 나무 그늘 아래 있는 게 공식입니다. 시원한 맥주도 마시면서 나무 그늘 아래 있으면 35도의 폭염이 몰아쳐도 시원하게 느껴질 겁니다.

그래도 더우면 물에 들어갑시다. 시내에서 서핑을 즐길 수 있는 별난 문화는 뮌헨에서만 볼 수 있지만, 꼭 서핑이 아니더라도 광장의 분수나 공원의 연못에 발을 담그고 몸을 적셔가며 땀을 식혀도 됩니다. 그래서는 안 되는 곳이라면 금지 팻말이 붙어 있습니다. 다시 말해, 아무런 금지 팻말이 없다면 자유입니다.


덥다고 여행을 포기할 수는 없는 노릇이죠. 마침 유럽의 교회는 그 존재 자체가 인류의 문화유산이며 위대한 건축사적 가치를 가지고 있으니 여행의 일부라 생각하며 교회를 열심히 관광하고, 대낮은 박물관이나 미술관 위주로 계획을 세우며, 중간중간 비어가르텐에서(또는 실내의 비어홀이나 레스토랑에서) 시원한 맥주로 수분을 보충하며 체력을 충전합시다. 그래도 더우면 깨끗한 공원이나 광장의 시설물을 적극 활용하셔도 됩니다.


단, 어린 자녀나 어르신과 여행 중이라면 보다 각별한 주의가 필요합니다. 아예 워터파크 같은 시즌 명소를 찾아가는 것도 괜찮겠네요.

소득수준이 높은 유럽의 대도시는 어디든 그 주변에 워터파크가 있기 마련입니다. 시원하게 놀면서 추억을 쌓을 수 있을 겁니다.


더울 때 가장 사람 짜증나게(?) 하는 게 온 몸을 끌어안는 듯한 습기인데, 다행히 중앙유럽에서는 그런 불쾌지수는 낮습니다. 그러다보니 열대야 현상도 거의 없고요. 또 하나 짜증나게(?) 하는 게 모기인데, 습도가 낮다보니 모기가 창궐하지도 않습니다. 모기가 전혀 없다고 할 수는 없지만 스트레스 받을 정도는 아닙니다. 저는 그동안 유럽을 숱하게 다녔지만 막상 모기를 만난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습니다.


주의사항 하나. 유럽의 호텔은 낡은 건물을 개조하여 사용하는 경우가 많아 에어컨이 없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열대야가 없어서 큰 불편은 없습니다만, 만약 새벽에 소나기 한 판 쏟아질 날씨라면 그 날 밤은 어마어마한 열대야를 경험할지도 모릅니다. 잠자리에 민감한 분이라면 숙소에 에어컨이 있는지 여부를 미리 확인하여 선택하는 것도 한 방법이 될 수 있겠습니다.


간혹 무더위로 인한 사망자 발생 등의 흉흉한 뉴스를 보게 될지도 모릅니다. 어떤 곳이든 일상적인 수준을 벗어난 기후가 발생하면, 평소의 기후에 적응하며 살던 사람 중 일부는 불의의 사고를 당할 수 있습니다. 가령, 우리는 겨울에 영상이면 따뜻하다고 하지만 남쪽의 어떤 나라에서는 영상 4~5도의 "한파" 때문에 사람이 죽기도 하듯이 말입니다. 그러니 흉흉한 뉴스는 별로 귀담아들을 필요 없고요.


다만, 기록적인 무더위 속에서 여러 돌발변수가 발생할 수 있는 건 사실입니다. 빽빽하게 계획을 짜서 분초를 쪼개가며 여행하기보다는 다소 널널하게 계획을 세워 현지 상황에 따라 여행코스를 조절하면 좋습니다. 그러려면 가이드북 하나 들어 가시면 금상첨화겠죠. 수줍

독일 뮌헨을 예로 들기는 했지만 중앙유럽은 대개 위 내용이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프랑스(남쪽 제외), 체코, 오스트리아, 헝가리 등 유럽 대륙 중앙에 있는 나라를 여행할 때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이 포스팅은 "내가 여행하는 이유(EU)" 포스트에 함께 등록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