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두.유. Travel to Germany

#412. 베를린 궁전의 반쪽짜리 데뷔무대

옛 프로이센 궁전을 복원하는 베를린 궁전(Berliner Schloss) 공사는 어디까지 진행되었을까요? 원래 오픈 예정일이 2019년 9월 14일입니다. 마침 오픈 예정일이 되었기에 실제 오픈했는지 확인해보았습니다.


유감스럽게도, 아니네요. 독일이 원래 이런 날짜를 딱 맞춰서 공사하지 않기 때문에 개장이 지연되어도 전혀 놀랍지는 않지만(게다가 베를린은 신공항 개장 연기의 오명도 있는 도시라서) 날짜까지 딱 정해놓고 오픈을 공지했던터라 조금 의아스럽기는 했습니다.


알고보니, 2019년 9월 14일이라는 날짜는 "이쯤되면 공사가 끝날 것"이라는 플랜에 따라 나온 날짜가 아니었어요. 베를린 궁전이 복원되면 훔볼트 포룸(Humboldt-Forum)이라는 이름의 박물관으로 사용될 예정인데, 이 이름의 기원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Alexander von Humboldt)가 1769년 9월 14일생이어서 그의 탄생 250주년을 기념하여 오픈일정을 잡아둔 것이었다고 합니다.

제가 베를린에 가보지 못하는 관계로 현재 공사상황은 홈페이지의 웹캠을 통해서만 볼 수 있는데, 영상을 보니 외관 공사는 거의 마무리된 것 같지만 중앙의 돔은 여전히 공사중이었고요. 


무엇보다 개장이 지연된 가장 큰 이유는 내부 시설의 미비 때문이었다고 합니다.


궁전이 개장하고 훔볼트 포룸이 문을 열 때 런던, 뉴욕, 파리 등에서 진귀한 유물이나 보물을 가져와 특별전을 열기로 되어 있는데, 당연히 몇달 전부터 전시실을 만들고 모든 준비를 끝내야 일반에 오픈할 수 있으니까 몇달 전부터 값진 보물들을 가져와야겠죠. 그런데 내부의 온도나 습도조절 장치가 아직 미비하고, 시운전을 마치지 않은 상태여서 상대측 박물관에서 보물의 렌탈을 거부했다고 합니다.


공사를 끝내도 내부가 비어있으면 어차피 의미가 없는지라 결국 개장을 1년 미루기로 올 6월에 결정이 났다고 합니다.


홈페이지에 따르면 2020년 9월에 개장할 예정이라고 하고, 올 여름 이전에 모든 공사를 다 끝내고 시운전까지 마친 뒤 준비를 완벽하게 마무리할 것이라고 합니다.


다만, 베를린 궁전은 올해 반쪽짜리 데뷔무대를 가질 전망입니다. 매년 10월 베를린에서 열리는 빛의 축제에서 조명을 밝히는 무대로 베를린 궁전도 포함시켰다고 합니다. 아마도 공사가 다 끝난 측면 파사드에 조명을 비추려는 것으로 보입니다. 2019년 빛의 축제 일정 등 자세한 내용은 9월 말경에 다시 한 번 정리하여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