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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독일뉴스

News |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마저 흥행부진

세계 3대 모터쇼. 독일 프랑크푸르트, 미국 디트로이트,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다. 이 중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유럽의 자동차 시장을, 디트로이트(북미) 모터쇼는 미국의 자동차 시장을 한 발 앞서 보여준다는 점에서 그동안 늘 미디어와 소비자의 이목을 끌어왔다. 제네바 모터쇼는 스위스가 자동차 생산국이 아니지만 그렇기 때문에 중립적인 위치에서 가장 공정한 시선으로 현재의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를 바라본다는 점에서 인정을 받아왔다.


그런데 제네바 모터쇼의 인기가 진작 시들기 시작했고, 유럽에서 세 번째로 평가받는 파리 모터쇼 역시 활력이 떨어졌으며, 디트로이트 모터쇼는 가전 전시회 CES에 밀려 매년 1월에 개최하던 전통을 포기하고 내년부터 6월에 개최하기로 결정하는 등 전세계적으로 모터쇼의 흥행부진이 예사롭지 않다. 이 와중에 올해 열린 독일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마저 관심이 예전같지 않아 일각에서는 "모터쇼의 시대는 끝났다"는 말까지 나오고 있다.

모터쇼의 열기가 예전같지 않은 것은 자동차 시장의 흐름이 바뀌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과거에는 새로운 자동차(또는 콘셉트카)의 실물을 전시하는 것 자체가 대단한 이슈였다. 따라서 큰 모터쇼에서 자사의 차기작 실물을 최초로 공개하는 게 전통적인 접근법이다.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는 폴크스바겐이 야심차게 준비한 전기차 시리즈와 새 로고가 발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최근 자동차 시장은 전기차의 효율이나 성능 향상, 자율주행 등 SW의 업그레이드가 더욱 두드러진다. 따라서 굳이 실물을 전시하며 최초 공개하는 것이 주는 의미가 예전 같지 않다. 또한 전기차 박람회 등 서브 카테고리별로 이미 큼직한 행사들이 따로 존재하는 만큼(독일에서도 10월에 뮌헨에서 열린다) 모터쇼의 위상이 떨어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그에 비해 참가비는 매우 비싸고 투자 대비 효율이 적어 완성차 업계에서 모터쇼 참가를 꺼리기 시작하였고, 이번 프랑크푸르트 모터쇼에서도 다수의 자동차 브랜드가 아예 참가를 포기해 2년 전보다 전시면적이 16%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폴크스바겐의 새 로고 발표, BMW의 신차 발표 등이 독일 내에서는 큰 이슈였겠지만 세계적인 이목을 끌 정도는 아니었다.


전세계적으로 나타나는 모터쇼 흥행부진은 "자동차 강국" 독일마저 피할 수 없었다. 과연 2021년에 열릴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는 어떻게 될까? 어쩌면 박람회장 내에서 번쩍거리는 조명 아래에 잘 빠진 외관만 자랑하는 지금의 전시방식에서 벗어나는 수준의 개혁이 필요할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