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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유. Travel to Germany

#415. 베를린 마우어파크 벼룩시장

얼마 전에 방송된 <비긴 어게인 3> 베를린편에서 출연진이 이구동성으로 찬사를 아끼지 않은 곳이 있습니다. "이 세상 흥이 아니"라고 했고 "내가 베를린을 다시 오면 여기 때문"이라고 했습니다. 어디인고 하니, 마우어 공원(Mauerpark)입니다.


마우어(Mauer)는 벽을 뜻합니다. 베를린 장벽이죠. 원래 이 자리는 베를린 장벽과 맞닿은 출입금지 구역이었는데, 통일 후 공원이 조성되어 1994년에 개장했다고 합니다. 수십년간 사람의 발길이 끊긴 곳이 지금은 베를린의 핫플레이스가 된 셈이죠.

공원을 조성할 때 일부러 언덕을 만들었습니다. 그리고 장벽을 따라 길게 공원이 조성되어 있으며, 여전히 그래피티로 뒤덮인 베를린 장벽의 실물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언덕 지형이기 때문에 사람들이 걸터앉기 좋아요. 평일에는 정말 한적한 분위기에서 삼삼오오 모여앉아 시간을 보내는 베를리너의 모습을 만날 수 있습니다. 또한 언덕 지형이기에 스케이트보드 같은 레저 스포츠를 즐기기에도 좋아 젊은이들이 많이 찾아 분위기가 활기찹니다.


특히 마우어 공원의 명성이 높아진 것은 매주 일요일마다 열리는 벼룩시장 때문입니다.

공원 옆 길을 가득 메운 상인들이 저마다 물건을 꺼내놓고 판매합니다. 벼룩시장의 기본적인 재미, 즉 손때 묻은 골동품이나 중고물품을 구경하고 그 중에서 쓸만한 것을 골라내며 상인과 가격도 흥정하는 그 재미는 당연히 보장되고요. 분단 도시였던 베를린의 특수성이 추가되어 동구권에서 사용했음직한 신기한 물품들도 심심치 않게 발견할 수 있습니다.


베를린은 마우어 공원 외에도 동시다발적으로 도시 곳곳에서 큰 벼룩시장이 열리는데, 그 중 마우어 공원이 단연 유명한 이유 중 하나로 노래방 경연대회도 빼놓을 수 없을 것 같아요.

공원에 야외무대가 있습니다. 여기서 오후마다 "노래자랑"이 열립니다. 실제로 베를린에서는 이 행사를 "가라오케쇼"라고 부르고 있습니다. 저마다 노래 실력도 뽐내고 재미나게 놀다 갈 수 있죠.


게다가 이런 분위기가 있기 때문에 공원 곳곳에서 거리 예술가나 음악인의 작은 무대가 잔뜩 펼쳐집니다. <비긴 어게인 3>에서도 나왔듯이 벼룩시장이 열리는 날은 공원에 온갖 공연팀이 등장합니다.


그래서 벼룩시장도 구경하고, 푸드트럭에서 먹을 것도 사먹고, 노래방 쇼도 구경하다가 공원을 산책하다보면 여기저기서 들리는 버스킹도 구경하고, 베를린 장벽도 불 수 있는, 참 다채로운 경험이 가능하기에 인기가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것도 너무 유명해지다보니 벼룩시장에서 상업적인 모습들이 보이는 것도 사실이기는 합니다. 공장에서 물건 떼어와 파는 상인들도 보이고요. 그래도 전체적인 분위기를 즐기는 데에는 지장 없습니다.


날씨가 궂으면 노래방 쇼는 취소될 수 있으나 그래도 시장은 열립니다. 일요일 9시부터 18시까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