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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를린

두.유.Travel to Germany :: #126. 핵벙커에 관한 발칙한 상상 베를린의 쇼핑가인 쿠어퓌르스텐담(Kurfürstendamm)에는 스토리 오브 베를린(The Story of Berlin)이라는 박물관이 있습니다. 베를린이라는 도시의 800년에 걸친 역사를 시대와 주제에 따라 23개 전시실로 구분하여 충실히 소개하는 역사박물관입니다. 이쯤되면 국가나 시정부 차원에서 운영할 것 같은데, 한 개인 수집가가 공들여 모은 자료들을 전시한 곳이라고 합니다. 그런데도 국가에서 운영하는 역사박물관보다 더 전시의 카테고리가 방대하다는 평을 받고 있기도 합니다. 스토리 오브 베를린의 23개 전시실 중 가장 마지막은 핵벙커(Atomschutzbunker)입니다. 이랬을 것이라고 흉내내거나 재현한 게 아닙니다. 진짜 핵벙커가 건물 지하에 있고, 그 건물에 박물관이 생긴 겁니다. 핵벙커는 1.. 2018. 7. 7. 23:57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125. 베를린 브란덴부르크 문 독일의 대표적인 관광지 중에서 가장 상징적인 장소를 꼽으라면 늘 언급되는 곳이 몇 곳으로 정해지는데,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문(Brandenburger Tor)도 그 중 하나입니다. 그래서 저는 을 만들 때 표지사진으로 브란덴부르크 문을 제안하기도 했었습니다. 금번 개정판에서는 표지가 바뀝니다. 3년간 표지로 열일해준 브란덴부르크 문의 은퇴가 멀지 않았습니다. 파리에도 개선문이 있죠. 브란덴부르크 문은 그와 같은 용도의 개선문입니다. 그러면 왜 브란덴부르크 문이 독일의 상징적인 장소가 되느냐, 독일의 영욕의 역사가 이 한 장소에 그대로 압축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브란덴부르크 문의 완공은 1791년. 독일 역사상 가장 위대한 군주 중 한 명이어서 "대왕(der Groß)"이라는 호칭을 받은 이가 딱 한 명.. 2018. 7. 7. 23:14 | 더보기
리뷰 | tvN <꽃보다 할배 리턴즈> #2 2화(2018.7.6 방송)는 한 회가 통째로 베를린 여행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여전히 여행 관련 내용이 많지는 않아요. 하루동안 여행한 내용이지만 할배들의 여행은 호흡이 느릴 수밖에 없기 때문에 여행지는 크게 네 군데 정도 소개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짤막한 여행은 하나의 일관된 코드를 가집니다. 베를린의 현대사. 전쟁과 분단, 통일로 이어지는 드라마틱한 역사의 현장을 찾아갑니다. 할배들이 전쟁과 분단을 직접 겪은 세대죠. 그 분들의 눈으로 보는 또 다른 전쟁과 분단의 무대, 그리고 우리보다 앞서 이룩한 통일의 무대를 바라보는 어르신들의 감정에 집중합니다. 1화 리뷰에도 이야기했습니다만, 어르신들이 편하게 여행하시라고 직항이 다니는 루트로 in-out을 짠 것도 아닌데 굳이 베를린을 시작점으로 골랐다면,.. 2018. 7. 7. 19:11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118. 베를린, 4개국의 추억 어제 방송된 에 이런 장면이 지나갑니다. 나름 인류의 역사의 중요한 시기였고 베를린이 그 중요한 장소였기에 이 내용에 대한 부연설명을 해볼까 합니다. 독일이 동서로 분단되었을 때 베를린은 "4개국 관리지역"이라고 하는데요. 그 4개국은 미국 영국 프랑스 소련입니다. 서베를린을 미영프 3개국이 분할 통치하고, 동베를린에 소련군이 진주했었죠. 미국과 소련의 대리전이 한반도에서 벌어지던 시기입니다. 자본주의와 공산주의의 이념 전쟁이 극에 달해 있던 시절, 그 양편이 베를린에서 직접적으로 대치했습니다. 강대국이 자기들 땅이라면 전쟁을 피할 텐데 베를린은 자기들 땅도 아니죠. 남의 땅이니 여차하면 전쟁을 벌여도 피해가 덜한 상황, 그래서 전쟁의 바로 직전까지의 긴장상태가 늘 계속되었던 곳이 베를린입니다. 그러다 .. 2018. 6. 30. 21:31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111. 한국인이라면, 베를린 올림픽 스타디움 아래 사진은 교과서나 TV 프로 등으로 참 많이 보았는데, 아마 여러분 모두가 그러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바로 故손기정 선생의 마라톤 금메달 순간이죠. 한국인이 올림픽에서 처음 금메달을 딴 역사적인 순간이고, 한국인이 아닌 일본인으로 출전해야 했던 가슴아픈 순간이고, 그래서 일장기를 지워버렸다가 신문사가 문을 닫는 등 역사적인 스토리가 줄줄 이어지기에 여러분도 모두 알고 계실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이 사진 속의 경기장을 직접 가볼 수 있습니다. 뿌연 흑백사진 속의 현장을 직접 보고 느낄 수 있습니다. 적어도 한국인이라면 꼭 가보시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어디인고 하니, 베를린의 올림픽 스타디움(Olympiastadion)입니다. 아니, 일제강점기 시대면 벌써 80년은 족히 되었는데 그 경기장이 아직.. 2018. 6. 24. 17:00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110. 베를린 국제 맥주 축제 2018 독일에서 맥주 축제라고 하면 99.9% 옥토버페스트를 생각하실 겁니다. 그런데 가을이 되기 전 한여름에 시원하게 맥주를 들이킬 수 있는 유명한 맥주 축제가 또 있습니다. 독일 전통 맥주뿐 아니라 전세계의 맥주가 모두 한 자리에 모이는 베를린 국제 맥주 축제(Internationales Berliner Bierfestival)입니다. 3일간의 축제기간 동안 약 2.2km에 달하는 거리에 빼곡하게 맥주 판매대가 들어섭니다. 여기서 판매되는 맥주의 종류는 무려 2,400종. 베를린 맥주, 독일 맥주, 그 외에 전세계의 맥주가 다 있습니다. 전통적인 느낌의 옥토버페스트와 다른, 현대적이고 글로벌한 맥주 축제라는 점에서 과연 베를린다운 발상이라고 하겠습니다. 입장료는 따로 없고, 맥주잔(0.2리터)을 약간의 비용.. 2018. 6. 24. 16:16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102. 그 중 특별한 베를린 장벽 얼마 전 청계천 부근에 설치된 베를린 장벽 잔해 기념물에 그래피티 예술가가 낙서를 해서 한바탕 난리가 났죠. 뭐라 욕하기에도 창피한 사건인지라 사고 친 당사자에 대한 코멘트는 그냥 생략하겠습니다. 언론 보도를 보니, 사고 친 예술가가 해명하기를, 베를린을 여행할 때 장벽에 이렇게 예술가가 낙서를 해둔 것을 보고 영감을 받았다고 했다는 식으로 말했더군요. 아마 그는 위 사진 같은 장벽을 봤을 겁니다. 실제 베를린에 있는 베를린 장벽 중 낙서로 훼손된 케이스는 꽤 있습니다. 그런데 이런 관점에서 보아야 합니다. 베를린 장벽은 통일과 함께 무너진 게 아닙니다. 통일되기 1년 전에 먼저 무너졌습니다. 1989년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동서독은 약 1년간 통일 협상을 벌이다 1990년에 비로소 독일이 통일되었습니.. 2018. 6. 16. 09:26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88. 베를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의 철망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지 않고 보존되어 기념물로 남아있는 장소가 몇 곳 있는데,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East Side Gallery)도 그 중 하나입니다.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는 베를린 장벽 위에 전세계 예술가의 그림을 덧입혀 평화를 기원하는 길거리 미술관이라고 할 수 있겠는데요. 관광객에게 유명한 장소가 된 것까지는 좋은데, 문제는 몰지각한 사람들이 자꾸 여기에 낙서를 하더라는 겁니다. 베를린에서는 주기적으로 그림을 다시 칠하거나 또는 교체하는 식으로 보수하고 있지만, 그럴 때마다 어김없이 낙서가 등장해 눈살을 찌푸리게 하구요. 꼭 낙서가 되어있는 곳에 낙서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 있잖아요. 낙서가 또 다른 낙서를 부르는 악순환이 반복됩니다. 결국 베를린에서는 이스트 사이드 갤러리 앞에 보호 철망을 설.. 2018. 5. 9. 00:43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80. 거점도시별 시민 공원 어린이날을 맞이하여 어린 자녀를 데리고 여행할 때 가볼만한 곳을 정리합니다. 아무리 유명한 관광지를 보여줘도 사실 아이들은 별 관심 없을 수 있죠. 그런다고 디즈니랜드 같은 테마파크만 데리고 다닐 수도 없는 노릇이구요. 의외로 어른들이 간과하는 한 가지가 있는데, 아이들은 그냥 풀밭에서 뛰어노는 게 가장 즐겁습니다. 한국에서는 "잔디보호" "출입금지" 같은 살벌한 문구로 뛰어놀지도 못하게 제한하지만, 독일은 특별한 경우가 아닌 이상 마음껏 뛰어놀 수 있습니다. 스케일이 다른 넓은 공원에서 볕이 좋은 날 아이들 풀어놓고 몇 시간이라도 놀게 해보세요. 어쩌면 여행이 끝나고 나서 "뭐가 제일 좋았냐"고 물었을 때 아무 것도 아닌 공원에서 뛰어놀았던 시간을 이야기할지도 모르니까요. 어른들은 자리 펴고 앉거나 누.. 2018. 5. 5. 21:56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63. 알베르트 슈페어 독일은 1천년을 상회하는 긴 시간 동안 어마어마한 건축물을 남겼죠. 수많은 천재적인 건축가들도 등장했습니다. 저마다 다른 시대에 다른 사조로 활동했던 이 수많은 건축가 중 가장 비범한 천재성을 드러낸 사람은, 제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알베르트 슈페어(Albert Speer)입니다. 그러나 슈페어는 천재적이었을지 몰라도 박수받고 기념 받을 사람은 아닙니다. 히틀러의 총애를 받아 나치 독일의 무수한 건축물을 도맡아 만들었고,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이 자유와 인권을 박탈당하고 죽어야 했습니다. 인종차별 등 나치가 자행한 범죄에 대해서도 침묵했습니다. 하지만 히틀러의 광기마저 충족시킬 정도의 어마어마한 결과물을 여럿 완성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그의 대표작은 히틀러가 집무를 보았던 총통관저(국가수상부; Re.. 2018. 4. 27. 11:41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62. 베를린 맛집, 100가지 맥주의 집 아이스바인 포스팅에 이어서 그걸 먹은 장소도 함께 소개합니다. 쿠어퓌르스텐담 거리에 있는 100가지 맥주의 집(Haus der 100 Biere)입니다. 그 이름 그대로 100가지 맥주를 판매하는 곳입니다.클래식한 인테리어와 달리 역사가 오래 된 곳은 아닌 걸로 압니다. 보통 자체 양조한 맥주 또는 그 지역의 맥주를 파는 게 일상인 독일에서 이렇게 100가지 맥주를 판매한다는 자체가 이례적이죠. 글로벌 도시 베를린이기에 가능한 모습입니다.메뉴판을 보니 실제로 100가지 맥주가 있습니다. 이 중 생맥주는 5~6가지이고, 나머지는 병맥주에요. 뮌헨 등 다른 지역의 유명 맥주도 있고, 다른 나라 맥주도 종류가 많습니다.한국에서도 먹을 수 있는 병맥주는 좀 아깝죠. 생맥주 중 골랐습니다. 뮌헨 근교의 맥주이자 .. 2018. 4. 27. 10:15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55. 영국 왕은 독일 혈통이다? 영국은 아직도 국왕이 존재하는 입헌군주제 국가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고, 엘리자베스 2세를 포함한 영국 왕실은 마치 아이돌처럼 국민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죠. 왕위 계승 서열이 어떻게 되고, 왕자가 왕세손을 낳았고, 그런 보도가 자연스럽게 전해집니다. 그 대단한 영국 왕실. 엘리자베스 2세를 포함하여 영국 왕이 사실은 독일 혈통이라는 사실, 알고 계세요? 앞서 하이델베르크 로맨스에서 소개했던 에피소드를 다시 이야기합니다. 팔츠 공국의 대공 프리드리히 5세가 영국 왕실 출신의 엘리자베트 대공비를 맞아들였다고 했죠. 영국에서 국왕이 후사가 없이 죽고 형제도 후사가 없이 죽고, 이복동생은 가톨릭 신자라는 이유로 왕위계승권이 없는 일이 발생합니다. 따지고 따지니 가장 높은 왕위계승권을 가진 사람이 엘리자베트 대공.. 2018. 4. 24. 22:23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53. 베를린의 특별한 전철역 베를린의 우반 전철역은 저마다 개성있게 내부를 꾸며두었습니다. 디자인 패턴으로 멋을 부리기도 하고, 인근 박물관의 테마를 차용하거나 수십년 전의 자료사진으로 과거의 모습을 알려주기도 합니다. 역마다 내려서 구경하라고 이야기하지는 않겠습니다. 그러나 전철을 타거나 내리는 역에서만큼이라도 주변을 둘러보시고 그 개성을 만나보시라고 권하고는 싶습니다. 그리고 또 하나의 추천으로는, 이 전철역만큼은 일부러 찾아가보셔도 좋다고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바로 비텐베르크플라츠(Wittenbergplatz; 비텐베르크 광장) 전철역입니다. 그 이름 그대로 비텐베르크 광장에 있으며, U1~3호선 환승역이기도 합니다. 여기는 베를린에서 가장 오래 된 전철역 중 하나이며, 전철역 건물과 시설은 1913년에 완공되었습니다. 그런데.. 2018. 4. 24. 20:22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50. 히틀러의 시작과 끝 최악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와 관련된 글입니다. 히틀러가 태어난 곳과 사망한 곳에서 벌어지는 해프닝을 정리합니다. 여행 이야기보다는 그냥 단편적인 잡담 정도로 보아주시기 바랍니다. 히틀러는 오스트리아 출신입니다. 당시 오스트리아는 독일과 분리되어 쇠락해가는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 시절입니다. 골수 민족주의자였던 그는 이민족이 대등한 권력을 공유하는 오스트리아를 자신의 조국이라 인정하지 않았고, 게르만족의 나라인 독일에서 살기 원했죠. 징집을 거부하며 독일 뮌헨으로 도피하였고, 건강을 이유로 오스트리아 군 면제를 받았지만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자 독일군에 자원입대했습니다. 즉, 사실 건강은 문제가 없으나 오스트리아 군인으로 싸울 마음이 없었던 거죠. 이후 히틀러의 삶과 그가 벌인 만행은 일일이 정리하기에.. 2018. 4. 23. 21:47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45. 브라키오, 티렉스, 크누트 저는 여행을 다닐 때 자연사 박물관은 크게 관심이 없는 편이었습니다. 뭘 거기까지 가서 화석들을 보고 있나 하는 생각을 했죠. 굳이 보고 싶으면 한국에서 봐도 되구요. 그런데 책을 쓰기 시작하면서 더 이상 저의 취향은 아무 상관이 없어졌기 때문에 자연사 박물관도 들어가보기 시작했습니다. 이제는 여행이 아니라 취재니까요. 은근히 재밌더군요. 특히 공룡 하면 껌뻑 넘어가는 아이들은 사슴 같은 눈망울을 하고 초집중하는 모습도 귀엽고, 어른의 시선에서 보기에도 소소한 재미가 있더라는 겁니다. 독일에서 가장 유명한 자연사 박물관으로 몇 곳이 경합을 벌이지만 아마 대부분 이곳의 손을 들어줄 것 같습니다. 베를린의 자연사 박물관입니다. 단일관의 규모로는 단연 독일 최대입니다. 프랑크푸르트에 있는 젠켄베르크 박물관이 .. 2018. 4. 22. 22:52 | 더보기
두.유.Travel to Germany :: #031. 베를린이 희생자를 기억하는 방법 독일 수도 베를린에는 홀로코스트 추모관(Holocaust-Mahnmal)이 있습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희생당한 유대인을 기리는 추모의 공간입니다. 마치 비석이나 석관을 연상케하는 2,711개의 콘크리트 구조물이 넓은 부지를 빼곡하게 매우고 있습니다. 베를린 여행 중 이곳을 찾아가는 건 매우 쉽습니다.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도보 5분 거리이며, 바로 옆에는 베를린의 랜드마크인 포츠담 광장도 있으니까요. 브란덴부르크 문에서 포츠담 광장까지 걸어서 가다보면 누구나 이곳을 지나치게 됩니다. 포츠담 광장의 한 전망대에 올랐을 때 찍은 사진입니다. 사진 중앙부에 주차장 같기도 한 공터가 보이는데, 여기가 홀로코스트 추모관입니다. 이렇게 시내 한복판의 넓은 부지에 추모관을 만들어 희생자를 기.. 2018. 4. 16. 10:14 | 더보기